[로컬학교 ‘어문’ 교과서에서 만나자 3]
중국 문학 작품읽기(3) 주즈칭(朱自清)
주즈칭(朱自清)은 중국에서 사랑 받는 현대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898년에 태어나1948년에 세상을 뜨기까지 여러 작품을 남겼는데, 대표적인 산문으로는’春’, ’绿’, ’背影’, ’荷塘月色’, ’匆匆’ 등이 있다. 그 중 중국 교과서에 나오는 두 작품인’春’과’背影’에 대해 알아보자.
‘春’은 봄의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한 짧은 산문이다.
盼望着,盼望着,东风来了,春天的脚步近了。
一切都像刚睡醒的样子,欣欣然张开了眼。山朗润起来了,水长起来了,太阳的脸红起来了。小草偷偷地从土里钻出来,嫩嫩的,绿绿的。……
위와 같이 시작하는 이 작품에서 작가는 봄이 온 것을 알리는 봄바람부터 풀, 꽃, 비, 그리고 봄을 맞으며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세세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글을 대체적으로 쉽고 짧은 문장들로 쓴 동시에 글쓴이는 창의성 넘치는 표현들로 독자들로 하여금 매 장면을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중국 문학의 매력 아닐까.’春’에는 꽃들이 눈동자처럼, 별처럼 깜빡인다는 표현, 서로에게 자신의 목청을 뽐내는 새들에 대한 묘사 등 참신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산문이지만 시처럼 운율감을 주는 표현들이 많이 있어서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글은 이렇게 끝맺고 있다.
春天像刚落地的娃娃,从头到脚都是新的,它生长着。
春天像小姑娘,花枝招展的,笑着,走着。
春天像健壮的青年,有铁一般的胳膊和腰脚,他领着我们上前去。
어린 아이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아가씨처럼 웃음짓고, 건장한 청년처럼 우리를 이끈다고 표현된 봄.
이 글을 통해 비록 짧은 봄이지만, 이 아름답고 따스한 계절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느껴보자.
‘背影’은 작가가 아버지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쓴 글이다. 중국에는 ‘아버지의 사랑은 산 같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글에서도 산처럼 묵묵하지만 깊은 아버지의 사랑이 잘 드러나 있다. 글쓴이가 스무 살 때의 일이다. 돌아가신 조모의 장례가 끝난 뒤,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 갈 길을 가야 할 때가 왔을 때, 아버지는 글쓴이가 기차를 타러 가는데 배웅해주기 위해서 같이 역에 간다. 그 곳에서 아버지는 아들의 짐을 봐 주고, 짐꾼과 삯을 흥정하고, 기차 자리에도 앉기 편하게 옷을 깔아주며 세세한 부분들에서 아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보인다. 아버지는 이어 글쓴이를 위해 귤을 사러 다녀오는데, 아버지가 뚱뚱하고 불편한 몸을 끌고 힘겹게 플랫폼을 넘어가는 모습을 보며 글쓴이는 감동을 한다. 글의 핵심이 되는 이 장면, 아버지의 뒷모습(背影)에 대한 묘사를 읽어보자:
我看见他戴着黑布小帽,穿着黑布大马褂,深青布棉袍,蹒跚地走到铁道边,慢慢探身下去,尚不大难。可是他穿过铁道,要爬上那边月台,就不容易了。他用两手攀着上面,两脚再向上缩;他肥胖的身子向左微倾,显出努力的样子。这时我看见他的背影,我的泪很快地流下来了。
귤을 받고 기차가 떠나면서, 아들은 다시 아버지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며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와 보낸 시간에 대한 진솔한 묘사 속에는 글쓴이의 감정 표현이 잘 되어 있다. 아버지가 쓸데없이 자신에게 신경을 많이 쓴다고 착각했던 아들의 뒤늦은 후회, 그리고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모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의 감정이기 때문에 더더욱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이상 주즈칭 작가의 두 작품을 살펴보았다. 봄의 아름다움,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 평범하지만 뜻 깊은 주제들이니, 이와 같이 독자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 주고 교과서에 색채를 더해주는 글을 통해 중국 문학 감상의 재미를 느껴보자.
▷고등부 학생기자 최하영(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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