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7일과 8일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고등교육기관 입학시험)가 치러진 가운데 각종 화제가 만발했다.
중국 31개 성·자치구·직할시에서 총 939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한 세계 최대규모의 시험이다보니 당연한 현상이다.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들은 8일자 신문에 가오카오 시험장에서 일어났던 화제성 기사를 대거 게재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중국인들이 이 시험에 갖는 특별한 관심을 반영했다.
부모들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험장을 뜨지 않고 자녀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기도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도시관리 공무원들은 생수를 나눠주기도 했다.
근육수축증을 앓는 한 학생이 휠체어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하자 친구들 사이에서 힘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고 또 다른 아픈 학생은 수술도 미룬 채 의사와 함께 시험장에 입장했다.
일부 학생은 신분증을 잃어버려 발을 동동 굴렀으나 추가 확인절차를 밟는 조건으로 시험을 치러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시(江西)성 이춘(宜春)시의 한 수험생은 학생은 지난달 31일 시민을 위협하는 강도에 맞서 싸우다 다치는 바람에 시험을 못 치를 위기에 처했으나 다행히 중국 교육부가 용감한 이 학생을 위해 단독 시험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수험생 중에는 1983년 처음으로 가오카오에 응시한 이래 올해로 18차례나 시험을 치른 '장수생'도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지난 1996년 1월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에서 태어난 남자 2명, 여자 2명의 네 쌍둥이가 올해 가오카오에 응시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남녀 각 1쌍의 네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약 70만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중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경화시보(京華時報)는 허베이(河北)의 한 여학생이 이미 미국 하버드대 등 명문대 8곳에 합격한 뒤 이번 가오카오에 응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시를 비롯한 전국 곳곳의 시험장에는 무장경찰이 배치돼 문제지 호송 작전을 수행하고 테러 및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등 철통같은 보안·경계를 펼쳤다.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는 8일 교육부 고사센터를 방문, 시험 진행상황을 점검하면서 "가오카오는 국가의 인재 선발의 중요한 방식으로 공정하고 순조롭게 시험이 치러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서는 대학생 18명이 대리 응시를 했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일부 시험장에서의 부정행위도 상당수 적발됐다.
중국 언론들은 이날 작문 시험에 지역별로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를 소개하고 모범답안을 게재하는 등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기사를 대거 실었다.
이번 시험결과는 약 2주후인 22일부터 지역별로 발표되며 중국 전역은 점수 발표 이후에는 대입 지원 등을 놓고 또 한바탕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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