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구축을 위해 2005년 1월 상하이를 처음 방문했다. 그 동안 화동지역에 진출한 기계설비 자동부품 전자부품 등 제조업 분야에 중국현지화 ERP구축을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유통업종 ERP를 특화해 중국 로컬 ERP 업체와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유통업에 특화된ERP를 도입한 자동차용품 생산업체인 K사는 한국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중국시장도 진출했다. 이 중견기업은 중국 유통분야에도 진출했으나 거대한 시장에서 재고관리 위탁 판매 등의 유통문제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한 계열사들이 있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회사들과는 업종이 달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한국 본사는 글로벌ERP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고 먼저 진출한 다른 업종의 관계사도 맞춤형으로 개발한 ERP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모두 K사의 유통 시스템과는 격차가 컸고 효율성도 전혀 없었다.
더구나 중국 유통시장은 각기 다른 소유제가 존재하며 체인식 경영과 지역적으로 나뉘어 매우 복잡한 유통조직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전통 도소매업이 조직화, 브랜드화, 인터넷 경영 등으로 변화하고 있고 물류 임대 전시회 등 비즈니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이런 추세에 일일이 대응하는 물류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중국시장에서 현지에 맞는 맞춤형 유통ERP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광대한 지역과 소득에 맞는 품목과 각각 다른 가격전략을 가져가야 하는 시장의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 유통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소득 구조가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시장진출 전략 가격정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다. 소득이 높은 지역에서는 가치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저소득 지역에서는 할인 또는 증정 등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임해야 하므로 이런 다양한 시장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솔루션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은 각 지역들이 하나의 별도 사업장 개념을 갖고 있다. 상하이의 화동, 베이징의 화북, 광저우의 화남 그리고 화중, 서남, 서북, 동북 등으로 나뉘는데 이 모든 지역의 사업장을 각각 관리해야 한다. 또 중국 유통은 대부분 위탁판매 형태인데 수십 수백 개의 거래처가 다 다르게 창고 관리가 되고 따라서 재고 관리도 매우 중요하게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거래처가 많고 물류량이 많아도 물류 이동 거래처별로 한 눈에 제대로 파악할 수가 있어야 한다. 재고관리가 제대로 된다는 개념은 아주 중요한데 재고관리가 바로 되어야 판매계획을 바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유통시장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에 맞는 ERP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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