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가 남편과 함께 한국을 관광하던 중에 조산한 대만 여성과 그 아기를 남몰래 돌보며 거액의 치료비를 부담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대만 언론들은 이 여성이 병원비 때문에 한국에 발이 묶여 있다고 보도하며 반한 감정을 이끌었으나, 최근 이영애의 선행 사실을 전하며 극찬하는 등 이번에는 오히려 한류 분위기를 재점화시키고 있다.
이영애의 도움으로 치료를 마친 이 여성은 30일 아기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갔고 대만 언론들은 공항에 나와 취재 경쟁을 펼쳤다. 이영애는 29일 인천 국제성모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고 있던 이 여성을 만나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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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왼쪽)와 한국에서 조산아를 출산해 치료를 받은 대만 여성이 29일 인천 국제성모병원에서 만나 작별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
이영애 측근에 따르면 이영애는 당초 병원비를 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으나 병원 관계자에 의해 소문이 돌았고, 결국 대만 언론들이 취재에 나서게 됐다는 것. 이영애는 아기 상태가 걱정돼 아기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고 병원에 몰래 보러 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류팬인 이 대만 여성이 한국을 찾은 건 지난 2월. 당시 임신 7개월째였던 이 여성은 화장실에서 넘어지며 몸무게가 채 1㎏이 되지 않는 미숙아를 출산했다. 혼자서는 정상 호흡이 불가능했던 이 아기는 다섯 달가량 인큐베이터에서 성장했고 간과 담낭 등에 문제가 발생해 수술까지 받으며 수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거액의 치료비를 지불하지 못해 퇴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영애 측 법률대리인인 이종무 변호사는 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외부에 알려지길 원치 않았는데 대만 언론에서 이 소식이 다뤄졌다"며 "이영애는 지인에게 이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곧바로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과거 드라마 '대장금' 주인공 자격으로 대만을 방문했을 때 따뜻하게 반겨주던 현지인들을 기억하고 있던 이영애가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꼭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과 아기는 국내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병원비가 7000만 원가량 들었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지 못해 병원비를 지불하지 못했고 퇴원을 하지도, 고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 소식이 몇몇 대만 언론을 통해 대만 내에 알려지면서 반한 감정이 커지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이 여성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대만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후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고 한다"며 "이영애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고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 모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덕에 건강을 되찾고 대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모녀가 귀국하자 대만국제공항에는 수십 개의 매체가 취재를 나와 이 여성을 반겼다. 대만 매체들은 이영애와 이 모녀의 사연을 대서특필하며 한국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대장금'을 통해 국위선양에 앞장섰다고 평가받는 이영애가 이번에도 '조용한 외교'로 대만의 반한 감정을 사그라지게 만든 셈이다.
이 변호사는 "대만으로 떠나기 전 이영애가 모녀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29일 병원을 찾았다. 두 사람은 아기를 사이에 두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보듬었다. 국내에는 알리지 않았는데 이 모녀의 사연을 듣고 병원에 와 있던 대만 매체들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이후 대만 매체들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하고 병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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