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國務院) 총리의 영국 순방에 동행해 중국-영국 외환시장 협력을 주제로 열린 회동에 참가했다. 저우샤오촨은 “안정적인 경제 성장률과 금융시장은 위안화에 대한 국제 시장의 신뢰를 높여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조지 오스본(George Osborne) 영국 재무부 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화가 국제통화로 부상했던 것처럼 위안화의 중요성도 앞으로 수십 년간 커질 것이다."라며 "런던 금융시장에 대한 중국인의 위안화 직접 투자 허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런던은 중국 밖에서 가장 큰 위안화 거래 시장이다. 위안화 중심지로서 기능을 더 확고히 하려는 영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는 기사를 통해 “2009년 중국이 처음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선포한 후 해외 위안화 예금 규모가 10배 이상 커졌다. 위안화의 무역금융 규모 역시 2위를 차지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국제 무역의 위안화 결산이나 투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절대적인 규모가 너무 작은 데다 위안화 자산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무역 결산에서 위안화가 국제적인 지위를 얻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위안화 국제화의 장벽을 없애는 방법으로 “자본계정을 개방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개방보다는 자본 규제의 장벽을 서서히 없애는 방법을 취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중국 금융시장의 안정에 유리한 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포브스(Forbes)는 “중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위안화 절하를 추진하고 있다. 위안화 절하는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자산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거대한 중국 국채 규모 또한 자동으로 줄어들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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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무역 대국이다. 특히 제조업의 절대 강자로 부각되면서 외환보유고가 꾸준히 확대되어 현재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화되는 것은 당연한 절차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가 국제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금융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여전히 자본시장 개방에 대해 소극적인 중국으로서는 국제거래를 위한 금융제도의 개혁을 단기간에 완비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안화 무역결제를 도입하여 실효를 거두고 있고 이미 빠르게 중국경제에 동화되고 있는 동남아의 경우, 국경 지역에서 이미 위안화가 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화에 성공한다면 위안화 절상에 대한 정치적 압박은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에서 중국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로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위안화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도 사실이다. 유럽통합에 따라 나타난 유로화는 국제화폐로서의 역할을 확대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는 기존 기축통화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폐의 다양화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사실 위안화의 국제화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그것이 국제 경제에 미칠 영향 때문이라기보다는 중국의 국제적 역할 변화 때문이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 중앙은행의 독립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화폐로서 안정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참고) 강명주, “위안화 국제화 추진과 향후 전망”, 경영경제연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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