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엿보는 중국 이야기 4]
평샤오강(冯小刚) 감독의 영화 ‘탕산 대지진(唐山大地震)’
인간에게 자연재해는 피할 수 없는 무서운 존재다. 시간이 흐르고 과학 기술이 발달했지만 자연재해는 여전히 큰 피해를 낳으며 인류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공동의 숙제로 남아있다. 그 중, 지진은 그 횟수가 빈번하고 예측이 어려우며 규모가 커지면서 인간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예부터 지각변동으로 인한 대규모 지진이 잦아 심각한 피해를 입은 곳으로 지진은 많은 중국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안겨주었다.
1976년 7월 28일 새벽 3시 42분, 허베이성 탕산 부근에서 탕산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리히터 규모는 7.8로 파괴력이 매우 강해 12초 동안 지속되면서 중국 면적의 1/3, 주변의 14개성에 영향을 끼쳤다. 사람들이 모두 잠든 새벽에 발생한 일이라 대부분 지진을 감지하지 못했고 그 결과 사망자 24만 2천여 명, 중상자 16만 4천여 명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당시 문화대혁명의 후기였던 중국은 서방 국가들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거부하고 지진 정보도 공포하지 않는 등 중국인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절망에 빠뜨렸다. 이렇게 탕산대지진은 20세기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낳은 지진으로 기록되었다. 그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2008년 5월 12일 쓰촨성에서 또 한번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가 8.0이었던 지진으로 쓰촨성 전체가 초토화 되었으며 사망자 약 69000명이 희생되었다. 그 중 18000명은 찾지 못하고 실종된 채 남겨졌다. 중국 정부는 5월 12일을 전국 재해 방지일 및 감소의 날로 지정해 희생자들을 잊지 말자는 뜻을 밝혔다. 엄청난 규모의 두 지진은 중국인을 넘어 세계인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던 안타까운 사건들이다. 중국에서는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 날을 잊지 않기 위해 많은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다. 지진 속에서의 가족애와 희생정신을 강조한 지진영화에 대해 알아보자.
평샤오강(冯小刚)감독의 ‘탕산 대지진(唐山大地震)’
영화 개봉식에 참여한 1만여 명의 탕산 주민들은 지진 당시 상황을 재연해낸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는 장링의 소설 ‘여진(余震)’을 원작으로 각색해 제작되었다.
탕산에 살던 쌍둥이 남매 팡따(方达)와 팡떵(方登)은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인해 건물 잔해 밑에 깔리게 된다. 남매의 생존사실을 확인한 엄마는 구조대와 함께 구하러 오지만 둘 중 한 아이만을 살려야 한다는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엄마는 하는 수 없이 아들을 구하기로 결정했고 딸은 죽은 아빠 따챵(大强)과 함께 지진사망자 보관소에 버려진다.
하지만 극적으로 살아난 딸 팡떵은 기억상실증에 걸려 가족을 기억하지 못하고 구조를 돕던 한 해방군 부부에 의해 입양된다. 팡떵은 시간이 흘러 기억이 돌아왔음에도 친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에 가족을 찾아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쓰촨 지진 소식을 들은 팡떵은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돕던 중 자신의 동생 팡따를 만나게 되고 다시 친엄마와 재회해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게 된다.
이 영화는 ‘쉬즈 더원’, ‘야연(夜宴)’, ‘1942’등을 제작해 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평샤오강 감독의 작품이다. 평샤오강 감독은 완벽한 CG 기술만을 추구하고 사용하던 기존의 지진 재난 영화들과는 달리 가족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몇 십 년 전의 탕산대지진을 쓰촨 지진과 연결시킴으로써 두 지진 간의 상처와 아픔을 극대화 시키고 더 나아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가족애의 잔잔한 감동뿐만이 아니라 그 지진 당시 모택동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구조 인력으로 동원된 해방군의 모습도 주목할 점이다. 이 작품은 제 83회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 부문 중국 대표 작품이자 중국 최초의 아이맥스 영화로 이미 2010년 11월 우리나라에서 ‘대지진’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알아야 할 지진에 대해 이해하고 가족애의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영화 ‘탕산대지진’을 추천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배아현(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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