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가 전세계 도시 중 외국인이 살기에 10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선정됐다.
베이징은 상하이에 이어 11위를 기록했고, 상하이와 베이징 보다 지난해 보다 4단계 올라섰다. 광둥성의 선전은 지난해 보다 12단계나 올라서 17위를 기록한 반면, 광저우는 11단계 내려선 24위를 기록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머서(Mercer)는 전세계 211개 도시의 주거, 교통, 식품, 의류, 가정용품 등 200개 항목의 비용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상하이데일리는 17일 보도했다. 매년 발표되는 머서의 조사결과는 다국적 기업과 정부가 해외파견 직원들의 주재비를 산정하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에서 아프리카 앙골라의 루완다와 차드의 은자메나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홍콩(3위), 싱가포르(4위), 스위스의 취리히와 제네바(5, 6위) 순이다. 서울은 14위, 도쿄는 3위에서 7위로 내려갔다.
머서 측은 “루완다와 은자메나는 수입품에 프리미엄이 붙어 외국인에게 비싼 도시로 여겨지며, 일부 아프리카 도시는 외국인 기준에 걸맞는 안정적인 주거지가 꽤 비싼 편이어서 상위 랭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율변동과 인플레이션 또한 순위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머서 측은 “상하이, 베이징, 선전을 비롯한 대다수 중국 도시들은 위안화 강세로 순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6년째 거주하는 미국인 캐서린 로(Katherine Lo)는 “현재 시내에 위치한 방 두 개짜리 아파트의 렌트비가 월 1만1000위안으로 이곳에 온 이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물가는 매년 급격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상하이는 외국인에게 뿐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물가가 비싼 도시다. 지난해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글로벌 물가’ 조사에서 상하이는 9단계를 올라선 21위를 기록했다. 위안화 강세로 임금상승, 물가상승을 고려한 탓이다. 이 조사는 전세계 131개 도시의 식품, 교통, 주류, 담배, 사교육 등(부동산과 소득세는 제외)에 관한 물가를 비교한 결과다. 조사에서 뉴욕은 100점, 상하이는 101점을 기록해 뉴욕보다 1점 더 높았다.
스타벅스의 기본컵 사이즈 커피 값이 상하이에서는 25위안이지만, 뉴욕에서는 11위안에 불과하다. 리터당 가스요금이 상하이는 8위안, 뉴욕은 7위안이다. 그러나 두 도시의 급여수준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상하이 주민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4만 위안에 불과한 반면, 뉴욕은 30만 위안이다. 즉 상하이의 절대적 비용은 런던, 도쿄에 못미치지만, 소득수준을 고려한 상대적 비용은 세계에서 최고 높은 수준이라는 해석이다.
상하이에서 14년째 거주하는 프랑스인 마틴(Martin Chevet, 42)은 “친구들과 만나면 상하이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회사에서 주는 주택보조금으로 황푸강이 내려다 보이는 150평방미터의 훌륭한 아파트에서 살 수 있었다. 게다가 영어를 할 수 있는 아이(阿姨)까지 고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거 렌트비가 50% 올라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고, 외식도 줄이는 형편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그래도 지금은 아이(阿姨) 서비스를 즐길 수 있지만, 아이들이 자랄 즈음에는 이것도 더 이상 힘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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