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칼럼]
한국증시의 큰 손, 중국
한국 증시에서 2014년들어 큰손은 중국투자가이다. 요즘 한국증시에서 중국돈의 진입이 장난 아니다. 올 들어 9조원을 순 매수한 외국투자가들을 보면 아시아가 6.1조원, 중동이 3조원 미국이 1.5조원이다. 반면 금융위기로 허덕이는 유럽은 6.1조원을 순매도 했다. 국가별로는 노르웨이 1.65조원, 중국이 1.6조원, 아랍에미레이트와 싱가포르가 1조원대를 사들였다.
중국투자공사(CIC), 싱가포르투자청(GIC), 아부다비투자청 등 세계수위의 국부펀드들이 움직인 것이다. 한국투자에 있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입맛이 바뀐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작년에만 무역수지에서 2300억불, 무역 외 항목에서 2700억불이 들어와 외환보유고가 5000억달러나 늘어났다. 중국은 유입되는 돈을 주체를 못할 지경이 되었고 부동산과 자산가격의 버블로 나타났다. 또한 과도한 달러유입은 미국과 위안화 절상압력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인민은행은 중국은 더 이상 외환보유고를 늘리지 않는다는 논조의 발언을 했다. 연초부터 수입확대를 통한 무역적자 실현, 기업의 해외투자 장려, 해외 후진국의 원조와 직접투자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매달 평균 280억달러의 무역수지흑자와 80억 달러 내외의 직접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중국은 월평균 3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금년에도 적어도 3000억달러이상 외환보유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의 유입까지 감안하면 중국 정부당국의 외환관리는 비상이다. 그래서 중국은 달러 퍼내기 작전에 돌입했고 기업, 금융기관, 국부펀드를 통해 직접투자, M&A를 장려하고 있다. 한국의 금융기관 매각에 모두 중국 금융기관이 입질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BRICS개발은행 설립도 주도
지금 중국은 넘치는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미국과 유럽에 대항하는 브릭스 중심의 국제금융기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공의 BRICS국가 5개국은 미국과 유럽주도의 World Bank에 대응해 2016년 사업개시를 목표로 ‘BRICS개발은행(New Developement Bank(BRICs Bank)’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500억 달러의 초기 자본금은 5개국이 공동 출연하고 장기적으로 1000억달러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중심이 된 개도국지원 전문 국제금융기구가 탄생하는 것이다. 본부는 상하이에 두고 총재는 인도나 브라질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IMF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중국이 410억 달러, 러시아, 인도, 브라질이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50억 달러를 출연해 1000억달러 규모의 미니IMF인 ‘브릭스 긴급외환지원기금 CRA(Contingency Reserve Arrangement)’도 출범시킬 예정이다. CRA는 자본금 3,695억달러의 IMF에 비하면 그 규모가 1/3에 못 미치지만 IMF는 회원국 188개국이 자금지원요청을 하면 대응해 주어야 하지만 CRA는 회원국이 5개 나라이기 때문에 유사시의 자금지원 규모와 효율은 훨씬 더 높다.
또한 중국은 아시아에서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맞먹는 AIIB(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을 역내 10개국과 함께 1000억달러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67개국이 회원이고 1650억달러의 자본금을 가진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회원국당 자금지원 규모는 비교가 안된다.
‘중국통(中國通) 인재’ 양성이 급선무
중국의 이러한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위안화 국제화이다. 위안화 국제화의 1단계 목표는 바로 아시아 기축통화 자리를 차고 앉는 것이다. 그래서 아세안 국가와 무관세협정, 한국과 일본과의 FTA협정을 통해 실물거래에서 위안화의 사용비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고 자본시장을 개방하여 금융거래에서 위안화 사용비율을 높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중국은 상하이를 뉴욕, 런던에 이은 세계 3대 국제금융시장으로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해 자유무역지구지정을 통해 자유무역지역구 내에서 위안화의 자유 태환과 거래를 테스트해 보고 있고 2년후에 이 모형을 여타 지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한 자본시장에서도 외국기관투자가들의 중국직접투자인 QFII, RQFII와 중국기관투자가들의 해외투자인 QDII의 한도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4년들어서는 중국개인의 홍콩투자와 홍콩개인의 중국본토투자가 가능한 제도인 일명 ‘후강통(沪港通)’제도가 10월13일부터 허용될 전망이다. 상하이와 홍콩의 증권당국의 합의로 상호 주식투자가 가능해 지면서 중국자본시장의 조기 개방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책당국의 자본시장개방을 위한 내부정비와 외국인의 매수를 이용한 중국 국내증시의 부양의 의지는 강하다. 따라서 향후 후강통제도의 발전방향은 투자한도의 단계적 상향조정, 그리고 해외 투자가의 범위확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10월부터 시행되는 이번 조치는 증권계좌잔액 50만 위안 이상의 개인투자자만이 홍콩증시 투자가 가능하지만 점차 그 기준이 낮아지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돈의 외출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한국에도 이젠 미국 돈이 아니라 중국 돈을 업어치기 해서 돈을 버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중국어로 된 변변한 보고서 하나 없는 한국의 상황을 보면 중국 돈 먹기는 글렀다. 한국의 금융기관들의 중국어 실력, 중국 마케팅실력은 참 걱정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면 중국돈의 외출에 한국금융기관은 여차하면 소 닭 처다 보는 형국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한국금융계에 중국 돈을 제대로 다룰 만한 ‘중국통(中国通) 인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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