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중국자산 200억 위안 매각
아시아 최대 갑부 리자청(李嘉诚)이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다시금 부흥할 것’이라는 전망에 역행하는 행보를 걷고 있어 화제다.
초특급 예지력을 가진 ‘슈퍼맨’으로 불리는 리장청이 중국내 보유자산을 연이어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 명의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리자청 소유의 아라 애셋매니지먼트(ARA Asset Management Ltd.)가 상하이 홍커우취(虹口区)의 한 오피스 빌딩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성방(盛邦)국제빌딩으로 불리는 이 빌딩은 홍커우취 쓰촨베이루(四川北路) 비즈니스 구역에 위치하며, 총 면적 5만6859 평방미터의 31층 건물이다. ARA는 지난 2011년 1월 1억7600만 달러(한화 1820억원)에 이 빌딩을 매입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알파 인베스트먼트 파트너(Alpha Investment Partners Ltd.)가 2억5000만 달러(15억4000만 위안, 한화 2580억원)에 이 빌딩을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 한 달 사이 중국 각지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금 활발한 양상을 띄기 시작했으며, PMI 지수 역시 회복되면서 중국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리자청의 중국내 보유자산 매각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리자청의 중국자산 매각은 1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지난해 8월31일 허핑창장실업(和黄与长江实业)은 광저우 메트로폴리탄플라자(西城都荟广场)를 26억 위안에, 10월19일에는 상하이 루자주이(陆家嘴)에 위치한 동방후이징센터(东方汇经中心)를 71억6000만 달러에 각각 매각했다.
세계 유명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존스 랑 라살(仲量联行)은 올해 2월 10일 리자청이 지분을 보유한 아라(ARA) 아시아펀드를 대신해 난징(南京)국제금융중심의 빌딩 전체를 24억8000만 위안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상하이 홍커우 오피스 빌딩을 비롯해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리자청 패밀리는 200억 위안(한화 3조3600억원)에 가까운 자산을 매각했을 뿐더러 지난 1년간 중국내 부동산 신규 매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자청의 투자’는 시장의 ‘방향계’로 인식되어져 왔던 바, 리자청의 리스크 회피 의식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과거 60년 간 비즈니스 업계에 몸을 담은 리자청은 모든 경제 리스크를 회피해 왔으며, 침체기를 노려 시장에 개입해 왔다. 1960년대 후반 플라스틱 업계에서 부동산으로 투자기회를 포착하면서 89년 이후에는 상하이, 선전 항구에 투자했고, 인도네시아에서 반중국 시위가 벌어질 때에 인도네시아 항구에 투자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리자청 패밀리가 연일 자산을 매각하고 있지만, 리자청의 중국투자는 여전히 막대한 규모다. 장흥실업(长江实业)과 화기황포(和记黄埔)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장흥실업과 화기황포가 전세계 보유한 토지규모는 2092만 평방미터이며, 이중 중국 본토에만 1652만 평방미터를 비축해 80%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토지는 모두 2013년 이전 저가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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