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굴뚝' 역할을 담당했던 중국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계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19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서 5년 안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치솟는 임금과 에너지 가격 등 생산비용 증가는 물론 크고 작은 규제로 다국적 기업의 중국 이탈이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인건비, 저렴한 생산비용 덕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세계로 퍼뜨린 중국이 제조업 허브로서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BCG는 임금, 노동 생산성, 에너지 비용, 환율 등의 변수를 종합해 세계 주요 25개국의 제조업 생산 비용을 계산해봤다.
그 결과 올해 미국의 생산비용을 100으로 할 때 중국은 96이다. 과거 20포인트까지 차이 났던 미국과 중국의 생산비용이 4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중국보다 생산비용이 저렴해진 국가로는 멕시코·인도·인도네시아·태국이 꼽혔다.
BCG가 특히 중국을 대체할 '떠오르는 제조업 스타'로 선정한 국가는 멕시코다. 2000년만 해도 멕시코의 평균 임금은 중국의 배에 달했다. 그러나 2004년 이후 10년 사이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5배 오르는 동안 멕시코는 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외에 꾸준한 노동생산성 개선, 안정적인 외환시장, 낮은 에너지 가격이 멕시코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면 중국의 산업용 전기료는 최근 10년 사이 66% 급등했다. 중국의 산업용 천연가스 가격은 138% 올랐다. 중국의 임금 상승률은 연 평균 10~20%로 조사대상 25개국의 평균 상승률 2~3%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도 제조업 생산기지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미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임금 상승세는 예상보다 더디다. 셰일 붐, 대체 에너지 개발로 미국의 에너지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2004년 이후 25~35% 하락했다. 외국 기업에 대한 비합리적인 규제나 정부의 각종 제재 등 경영환경도 중국보다 낫다.
BCG는 특히 컴퓨터 같은 전자제품, 자동차, 가구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이 수년 안에 중국을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애플·캐터필러 등 중국에 공장을 둔 미 기업들은 최근 자국산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 쇠락이 도시 파산으로 이어진 디트로이트 사태 이후 미국에서도 '메이드 인 USA' 제품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늘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제조업 생산이 1% 늘면서 지난 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BCG의 해럴드 서킨 수석 파트너는 "중국에서 생산비용이 치솟자 미국 등 다른 나라로 눈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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