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쉰 "허궈창ㆍ궈보슝ㆍ링지화 조사 잠정 중단"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집권 이후 강력한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거는 중국이 제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앞두고 전직 거물급들에 대한 사정 작업을 잠정 유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감찰과 사정을 총괄하는 중앙기율조사위원회(기율위)는 최근 허궈창(賀國强)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기율위 서기 일가족에 대한 비리 조사를 중단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22일 보도했다.
허궈창 전 서기는 큰아들 허진타오(賀錦濤)의 부패 혐의와 관련해 왕치산(王岐山) 기율위 서기로부터 직접 조사를 받았으나 6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했다.
허 전 서기 일가는 부패 혐의를 시인하고 17억위안(2천800억 원)에 달하는 부정축재 재산을 국가에 반납함으로써 사정 대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부패조사설이 끊이지 않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도 군 인사와 지휘계통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사정 당국의 조사가 잠정 중단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궈보슝 전 부주석은 이미 수뢰 혐의로 낙마한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군사위 부주석보다 부패 정도가 오히려 심했지만 그를 체포하면 군내에 동요가 일 것이 우려됐다는 것이다.
궈 전 부주석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 집권 시절 쉬차이허우와 함께 쌍두마차 체제로 군을 이끌면서 인사권을 행사했다, 이 때문에 군부 내 주요 장성들은 대부분이 궈 전 부주석이나 쉬 전 부주석의 인맥이어서 이 두 명에 대한 동시 사법 처리는 군의 반발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궈 전 부주석은 부패 등과 관련한 많은 정보를 자진해 내놓은데다 거액의 부정축재 재산을 반납해 조사 유예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다음번 거물급 사정 대상설이 나오는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도 최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과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 전 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 부장은 그의 친형인 링정처(令政策) 전 산시성 정협 부주석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낙마한 데 이어 그의 매형인 왕젠캉(王健康)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 부시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왕 부시장이 종적을 감춘 지 54일 만인 지난 18일 공개 활동에 나섰다는 발표가 나와 링지화 부장 일가에 대한 조사 중단을 시사했다고 역시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가 전했다.
앞서 중국 원로들이 최근 끝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자칭린(賈慶林) 전 정협 주석 등의 일가에 대해 비리 조사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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