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대책 마련
남녀 성비 불균형 해소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중국이 태아 성감별과 낙태를 근절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전 위생부), 공안부, 공상총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과 공동으로 '비의료 목적 태아 성감별 및 낙태 금지 규정'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청취에 들어갔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3일 전했다.
이 규정은 의료 목적을 제외한 태아 성감별과 낙태를 포괄적으로 금지한 중국 '인구계획법'의 집행 책임과 벌칙 등을 세부적으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현(縣·한국의 군<郡>에 해당)급 이상 지방정부의 보건, 공안 당국은 관할 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태아 성감별, 낙태 시술을 엄격히 관리·감독하게 된다.
위법 적발 시 5천~3만 위안(83만~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가로 형사책임도 묻기로 했다.
이 규정은 또 태아 성감별과 낙태 시술이 '의료 목적' 인지를 결정할 때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최소한 3명의 부주임급 이상 의사가 심사하도록 했다.
검진 결과 낙태 시술이 필요한 경우는 현급 보건 당국에 통보하도록 했다.
합법적인 낙태는 태아에 심각한 유전성 질병이 있는 경우, 임산부의 생명이 위독한 경우, 기타 법률이 허용한 경우로 제한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신생아 성비가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117.7명꼴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보건 당국은 내년까지 이 비율을 115명 아래로 떨어뜨리고 2020년까지 균형을 맞춘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가난한 농촌에서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 남아 선호 현상이 여전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남성 문제가 더 심해지면서 탈북 여성뿐만 아니라 취업을 미끼로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여성들을 꾀어 인신매매한 뒤 중국 농촌에 신부로 팔아넘기는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국가통계국 자료를 근거로 자국에서 현재 30세 이하 남성 수가 여성보다 2천만 명 이상 많으며 앞으로 10년 안에 결혼 적령기에 들어설 남성이 여성보다 매년 100만 명씩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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