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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의 지원을 받는 '컨라오(啃老)족'이 40%에 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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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이징대학 시장연구센터의 조사결과, “올해 대학졸업 후 사회초년생의 평균 월급은 2400위안(한화 40만원)에 불과해 매년 하락세를 보였고, 40% 대학생들이 여전히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인민일보(人民日报)는 5일 보도했다.
지난 6월 베이징 소재 경제학부를 졸업한 우디(吴迪, 24세)는 곧바로 베이징 국제무역지구에 위치한 한 증권사에 취직했다. ‘철밥통(铁饭碗)’으로 통하는 금융업계에서 일자리를 구한 그녀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첫 달 급여를 받는 순간 물벼락을 받는 기분이었다. 회사 규정에 따르면, 갓 입사한 대졸생들은 6개월의 실습 기간을 거쳐야 정직원으로 전환되며, 이 기간 동안에는 급여의 60%를 지급받게 된다. 게다가 ‘우시엔이진(五险一金: 양로보험, 의료보험, 실업보험, 공상보험, 생육보험과 주택공적금)’을 공제하고 받는 실제 급여는 3500위안에 불과했다. 그녀는 “갓 입사했기 때문에 급여가 낮은 것은 이해하지만,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참으로 난감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취업 후 주택임대료, 공과금, 교통비, 식사비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한 달 급여를 몽땅 쏟아부으며, 경조사가 있는 달에는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몇 년 대학 졸업생 수가 해마다 늘면서 취업시장에는 공급과 수요에 변화가 생겼고, 부모의 지원을 받는 청년들이 늘었다. 올해 대졸자 수는 720만 명을 웃돌고 있지만, 신규 취업 대학생의 평균 월급은 2400위안 가량에 머물며, 해마다 급여수준이 낮아지고 있다. 또한 40% 대졸자들은 부모의 지원을 받는 ‘컨라오(啃老)족’에 속한다.
천위(陈宇) 중국 취업촉진협회 집행부회장은 “중국경제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대학 졸업생의 급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라며,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직업기술과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서로 맞지 않아, 회사에 입사하더라도 당분간은 실력을 발휘할 수 없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후베이(湖北)의 토목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한 여대생은 한달 급여 4000위안인 직장을 뿌리치고, 월급 2200위안을 주는 직장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그녀는 “급여를 많이 준다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은 가치 없는 일”이라며 “나의 전공과 적성에 맞는 곳에서 경험을 쌓아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4년 중국 대학생 취업 스트레스 조사결과, 올해 대학생들의 평균 월급 기대치는 3680위안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너무 높은 기대치는 종종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기대치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함으로써 부담감을 줄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력자원서비스업체 ‘즈리엔자오핀(智联招聘)’은 최근 구직자 이력서를 토대로 2014년 대학졸업생 취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사회 초년생들의 급여는 대부분 2500~3500위안 사이에 집중 되었으며, 금융, 증권, 선물, 투자 업계의 급여가 4500위안 가량으로 다소 높았다”고 전했다. 대다수 직장에서의 평균 월급은 근무연수 5년 이상부터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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