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지방정부와 광업회사가 공모해 24명이 숨진 탄광 화재사고를 4년간 감춰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은 지난 2009년 12월 22일 허난(河南)성 루산(魯山)현에서 발생한 룽닝펑(融寧豊)탄광 화재를 정밀 재조사한 결과 관계 공무원들이 인명피해를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고 장기간 은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10일 보도했다.
중국 검찰은 루산현 석탄공업국 국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이 불법조업 중이던 탄광에서 불이 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해당 광업회사와 짜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석탄공업국장 등 일부 공무원은 광업회사로부터 뇌물을 받는 사실도 드러났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이 사건은 올해 초 허난성의 공산당 감찰기구인 기율검사위원회에 제보가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은 즉각 특별수사팀을 구성, 관계 공무원들의 직무유기와 뇌물수수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현재까지 8명을 구속했다.
최고인민검찰원 관계자는 "탄광 사고 은폐는 심각한 불법행위로, 구조작업의 시기를 놓쳐 인명피해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관련자들의 죄질이 매우 나쁘고 사회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 만큼 엄하게 형사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7월에도 헤이룽장(黑龍江)성 허강(鶴岡)시의 한 탄광에서 갱도 붕괴사고로 광부 7명이 숨지자 지방정부와 광업회사가 이를 숨겼으나 언론의 폭로 보도로 보름 만에 공개됐다.
중국에서는 이윤 감소를 우려한 탄광들이 가스 누출 탐지 및 환기 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꺼리면서 매년 1천 명이 넘는 탄광 사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탄광 사고 발생 시 감독 소홀에 따른 문책을 피하려고 광업회사와 짜고 사고를 은폐·축소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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