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추분(秋分 9월 23일)이 다가 온다. ‘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다’라는 속담처럼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추분을 하루 동안과 비교해보면 해질녘과 같다. 해질녘은 낮 동안의 왕성한 활동을 갈무리하고 밤에는 고요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이다. 즉 밝음과 어두움의 경계에서 한낮과 한밤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이처럼 추분도 여름철 극성한 기운에서 알짜배기만을 거두어들여 가을•겨울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추분, 호흡기 건강 잘 챙겨야
한 여름에 펼쳐졌던 더운 기운이 차츰 수그러들었지만, 아직은 그 기세가 살아 있어 낮과 밤의 일교차는 크고 공기도 건조해졌다. 이렇게 차고 건조한 날씨에 적응해 건강하게 가을•겨울을 맞으려면 무엇보다 호흡기를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호흡기가 약하지 않던 아이라도 추분을 전후로 차고 건조한 공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일이 늘어난다. 아이는 어른과 달리 감기에 걸리면 발열과 함께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등 증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 더욱 문제가 된다. 게다가 천식과 피부가 건조해짐에 따라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폐 기운 강화하는 감•대추 좋아
가을의 알짜배기 기운을 듬뿍 품은 곡물과 열매는 폐 기운을 강화하고 수분과 진액을 보충해줘 호흡기 면역력을 높이는 데 좋다. 벼를 비롯해 귀리•조•메밀•콩•수수•참깨•고구마 등의 곡물과 대추•밤•감•사과•배 등 나무 열매까지 이루 열거하기 힘들다. 호박고지, 박고지, 호박순,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먹을 수 있다.
특히 감은 호흡기 건강에 좋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칼슘, 인, 철 등 무기질도 다량 함유돼 있어 폐를 윤택하게 하고 위장을 튼튼히 해준다. 곶감도 폐의 열을 내려주고, 가래를 삭여주는 효능이 우수하다. 단 소화기가 찬 아이는 곶감을 많이 먹었을 때 배가 아프다고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집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한약재료인 대추도 좋다. 대추는 거의 모든 약에 들어갈 만큼 조화력이 뛰어나고 속을 편안하게 한다. 대추로 차를 끓여 마시거나 죽을 쑤어 먹이면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고, 간을 보호해준다. 맛도 달달해 아이들도 잘 먹으니 아이 간식에 응용해보는 것도 좋다.
호흡기 튼튼히 하는 운동, 습도조절 필요
가을 열매 섭취뿐만 아니라 폐를 튼튼히 하는 건강한 생활을 한 아이일수록 차고 건조한 가을 공기에 잘 적응할 수 있다.
튼튼한 호흡기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기본이다. 운동을 통해 적당히 땀을 흘려 노폐물을 배출하면 약해지기 쉬운 폐 기운이 맑아진다. 가을 햇볕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촉진시켜 뼈와 이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피부 면역력도 키워준다.
습도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평소 호흡기가 약한 아이라면 건조한 바람만으로도 호흡기가 상할 수 있다. 가습기를 이용할 때는 자주 청소하고 물을 갈아줘 청결하게 유지해줘야 한다. 젖은 빨래를 이용해 습도를 조절해 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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