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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

[2014-09-19, 19:12:36] 상하이저널

[책읽는 상하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 초청강연

 

강원국 작가
강원국 작가

 

 

“일반적인 글짓기가 아닌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란 어떤 것일까?”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 작가(53)가 상하이 교민들을 만났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 두 대통령을 추억하는 교민들로 강연장은 가득 찼다. 상하이저널과 함께하는 ‘책읽는 상하이’ 일곱번째 저자특강에 초청된 강원국 작가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정부에서 3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5년을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나온 지 6년만에 <대통령의 글쓰기>를 펴냈다. 현재는 메디치미디어 편집주간을 맡고 있다.


“8년간 대통령 연설비서관으로 일하면서 글쓰기 방법을 배웠다. 그들의 생각을 따라 보고 썼다.”


그는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의 삶을 보여준 두 대통령에게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를 배운 작가다. 이날 ‘대통령에게 배우는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한 강 작가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운 글쓰기 비법을 설명했다. 또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참석자들을 위해 글쓰기에 대한 오해,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좋은 글쓰기를 위한 팁 등을 소개했다.

 

대통령에게 글쓰기를 배웠다


김대중 대통령, 자기견해를 갖기 위한 꾸준한 생각과 글쓰기
김대중 대통령 현직 시절, 강 작가는 ‘DJ 어록’을 만들었다. DJ와 관련된 키워드를 800개 이상 만들어 덕분에 재임기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글쓰기는 자기어록만 있으면 된다. ‘무엇을’이라는 준비없이 ‘어떻게’에 포인트를 맞추니 어려운 것”이라며 “나만의 어록을 만들라”고 강조한다. 강 작가는 어록을 ‘낚시’와 ‘그물’에 빗댄다. 그물로 잡아놓고 필요한 고기를 낚으면 된다는 것. 글쓰기가 보다 쉬워지는 길이라는 얘기다.


또 어록 만들려면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계속 생각하면서 ‘내 입장은 뭔가’를 정리했던 분이라고 한다. 자기견해를 갖기 위한 생각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 글을 잘 쓰는 길은 생각을 해서 자기 의견을 갖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김대중 대통령에게 글쓰기는 ‘위안’이었다고 한다. ‘치유의 글쓰기’였다고. 옥중서신이 그렇듯, 막연한 두려움도 글을 통해 보면 두려움이 덜하게 되는 것처럼 김대중 대통령은 노트를 반으로 접어 ‘힘든 것’과 ‘그럼에도 좋은 것’을 나누어 썼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을 찾아 마음의 평안을 갖게 되는 그런 글쓰기를 했다고 전한다.


노무현 대통령, “자기 생각 글로 못쓰는 사람 리더자격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역사나 대의에 가치를 두고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강작가는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이 수준 낮은 연설로 덧칠돼 있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청중을 파악하고 단어 선택에 고민과 노력을 많이 했던 모습을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이리라.


노 대통령은 늘 ‘말의 내용에는 하고 싶은 것을 담더라도 듣는 사람에게 설득력 있게 들릴까. 잘 전달될까’를 항상 고민했다고 한다. 글을 읽는 독자를 배려하듯 연설을 듣는 청중에 대한 배려에 포인트를 맞췄다는 것. 또 김대중 대통령이 반복하는 연설을 좋아하셨던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반복을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청중과 교감하는 연설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또 현직 시절 유난히 글쓰기를 강조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생각을 글로 못쓰는 사람은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고.

 

 

 

두 대통령이 집중한 5가지
독서, 학습, 토론, 관찰, 메모


가까이에서 두 대통령의 연설문을 써왔던 강 작가는 두 분이 집중적으로 해왔던 다섯 가지를 꼽는다.
첫째, 독서다. 남의 생각을 빌어 내 생각을 만들려는 것이 독서다.
둘째, 학습이다. 두분 모두 학구열이 대단했다.
셋째, 토론이다. 어떤 자리에서든 늘 질문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다.
넷째, 관찰이다. 사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는 애정과 호기심이 나오는 것이다.
다섯째 메모다. 항상 메모지를 몸에 지녔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수시로 안쪽 주머니에서 메모지가 나왔다. 메모하는 과정이 글쓰기 과정이었던 것이다. 그의 자서전은 연설문과 국정노트에서 나왔다. 메모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밑천이 된다.

 

첫줄이 고민이면 첫줄부터 안쓰면 된다


사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고 강연을 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강 작가 또한 매번 “이번에도 쓸 수 있을까”로 힘들어 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지난번에도 썼으니까”를 생각하며 쓰게 됐다는 것.


강 작가는 또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쓸 때 첫줄 때문에 고민한다. 그렇다면 첫줄부터 안쓰면 된다”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는 학창시절 시험을 예로 들며, 1번부터 100점을 맞으려고 달려드니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다. 멋있는 글을 쓰려고 하다 보니 형용사, 부사 등이 들어가고 느끼한 글이 나온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오해 대표적인 3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글은 재능, 글재주 있는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연습과 노력이다.
둘째, 글은 정신노동이 아닌 육체노동이다. 글은 엉덩이로 쓴다.
셋째, 글은 창조행위가 아니다. 문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딘가에 재료가 있다. 요약정리만 잘하면 된다. 모방의 기술을 보이고, 성실하게 시간을 투입하면 된다.

 

톨스토이도 수십번의 ‘고쳐쓰기’를 했다


“글쓰기는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강조한 강 작가는 기술이라면 매뉴얼로 가능하다는 것. 먼저 생각나는 것을 쓰고 키워드를 찾고, 인터넷(네이버) 상세검색을 통해 ‘칼럼’에서 인용거리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유명인의 말과 통계는 칼럼에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인다. 독자들은 재미와 유익을 찾는다. 여기서 유익이란 인용과 사례에 해당된다. 그 다음 개요짜기(초안)를 하면 된다. 여기까지가 전체 글쓰기의 10%에 해당된다. 나머지 고쳐쓰기가 90%라고 설명한다.


또 고쳐쓰기 과정은 자기 숙성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일필휘지라는 말이 있지만 톨스토이, 헤밍웨이도 수십번의 고쳐쓰기를 했다. 처음쓰기(10%)와 고쳐쓰기(90%)를 하면, 좋은 글이냐 아니냐의 차이지 못쓰지는 않는다”라며 글쓰기 노하우를 소개했다.


상하이저널과 함께 하는 ‘책읽는 상하이’ 일곱번째 강연은 지난 17일(수)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TODA한중인재개발원에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오는 11월 29일(토)이 개최되는 여덟번째 저자특강에는 <가방 들어주는 아이> <안내견 탄실이> 등 250권의 아동도서를 펴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고정욱 작가가 초청될 예정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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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견 수 2

  • 아이콘
    산마루 2014.09.23, 14:50:30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너무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넘늣게 인사하네요 좋은강연 이었습니다.

  • 아이콘
    억스루 2014.09.23, 14:52:22
    수정 삭제

    정말 재밌는 강연이었습니다. 정망 존경하던 두분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주신 내용도 좋았고, 작가님의 그 고통의 시간을 공감하면서 정말 웃음보 터졌습니다.
    좋은 강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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