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등 상품협상 난항
22개章 중 10개항 합의…금융·통신투자는 진전
중국내 사업기회 커질듯
한국과 중국 양국이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모두 22개 장(章)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4개 장은 양측 의견이 일치했고, 6개 장은 타결이 임박하는 등 사실상 10개 항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품 분야에서는 아직 의견 차가 커 연내에 타결될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13차 협상을 개최하고 △상품 △서비스ㆍ투자 △규범ㆍ협력 △총칙 등 전 분야에 걸쳐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 측은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을 수석대표로, 중국 측은 왕서우원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수석대표로 협상단이 참석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한ㆍ중 FTA를 22개 장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우리 측 요구로 금융과 통신 분야를 별도 장으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측은 금융 분야에서는 금융시장과 규제의 투명성을 요구할 계획이고, 통신 분야에서는 부가가치 시장 등에서 우리 사업자가 차별받지 않게 하는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태희 통상교섭실장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지만 우리 금융서비스 산업과 부가 통신사업이 중국 내에서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2개 장 중 이전 협상에서 합의된 `경쟁` `전자상거래`와 함께 이번 협상에서 `위생ㆍ검역(SPS)` `최종 규정` 장이 합의돼 현재까지 총 4개 장이 타결됐다.
우 실장은 "위생검역 기준을 우리나라 수준으로 정하고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다른 규범들은 이것보다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아 조만간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이와 더불어 △통관 및 무역 원활화 △기술장벽(TBT) △투명성 △환경 △경제협력 △분쟁해결 등 6개 장에서도 의견 차를 줄여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관 분야에서 700달러 이하 수출입 화물에 대한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면제되고 48시간 이내 통관 원칙이 합의됐다.
우 실장은 "향후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 애로사항 해소에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ㆍ중 FTA 최대 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상품 분야 협상에서는 양국이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국은 공산품에 대해 중국이 관세를 조기에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중국 측은 국내 농수산물 시장 개방을 주장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 실장은 "처음보다는 의견 차이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양측 의견 간에 거리가 멀고 여타 핵심 쟁점이 여전히 많이 남아 협상 진전이 더딘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11월에 예정된 APEC회의 때 협상 타결을 발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협상 시한보다는 내용에 중점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연내에 타결하는 것만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FTA를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양국 정상의 연내 타결 의지와 같은)모멘텀이 있을 때 FTA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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