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모르는 중국시장이야기]
중국인터넷의 신의 한 수
요즘 한국에서는 연일 알리바바(阿里巴巴)와 마윈(马云) 회장에 관한 기사들이 매일 신문지상에 오르락내리락 한다. 이제는 중국 인터넷계의 기린아에서 미국나스닥에 알리바바를 상장시킴으로서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의 리더가 된 마윈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마윈이 중국 인터넷계의 대표주자들을 모으기 위해 항저우에서 2000년 9월 인터넷사업자들이 모여서 인터넷사업을 논하는 포럼을 하나 만드는데 그 이름이 ‘서호논검(西湖论剑)’이었다. 제목대로만 본다면 무슨 무술대회 같기도 한 이 포럼은 마윈과 알리바바가 유명해짐에 따라 덩달아 유명해져서 매년 항저우에서 개최되고 나중에는 빌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체리양 야후사장, 아놀츠슈알츠제너거시장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내게 된다.
처음에 이 포럼이 유명하게 된 것은 인터넷이라는 키워드 때문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무협지’ 때문이었다. 마윈은 이 포럼을 처음 개최할 때 많은 인터넷리더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 전설적인 무협지 작가 김용(金庸) 작가를 포럼사회자로 내세웠다. 김용 작가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유명했고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무협지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소호강호, 녹정기 등을 집필하신 신필이라고 불리는 무협지 작가이다.
무협지작가와 인터넷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겠지만, 이 노작가가 처음 개최된 서호논검 포럼에서 인터넷시장에 대해 한마디 하고 그에 대한 통찰이 오늘의 마윈을 만들었고 중국 인터넷계에서는 ‘신의 한 수’처럼 내려오고 있다.
"어느 한 사람이 강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의 낚싯대를 자세히 보니 바늘을 달지 않고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하염없이 물고기가 잡히길 기대했지만, 바늘 없는 낚싯줄에는 물고기가 걸리지 않았다. 나는 인터넷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인터넷 산업은 내공이 부족한 것 같다. 사람을 낚을 수 있는 내공, 지금 인터넷 산업에는 규모의 경제학 보다 진정한 내공이 필요하다.” (김용)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는 그 당시 인터넷시장을 두고 정곡을 찔러 얘기한 것이다. 덧붙여 또 질문을 한다.
“강과 바다에 나가서 열심히 낚시도 하고 그물도 던졌는데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많은 인터넷총수들이 당황해서 이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있을 때 이 노작가는 한마디 한다.
"그럼 양식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정말이지 뒤통수를 내리치는 메가톤급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중국 인터넷을 배워야 한다. 중국인터넷의 시스템과 서비스가 아니라, 중국인들의 기업가정신을 배워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중국이라는 큰 바다에 나가기 위해 배를 건조하고 또는 그물을 만들고 또 중국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먹잇감을 고민한다.
중국이라는 큰 바다는 우리가 여태까지 경험한 동네 호수보다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다. 도대체 어디에 그물을 던져야 할 것이며, 어디에 낚싯대를 드리워야 잡힐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경험하지 못한 바다에 대한 두려움 또한 우리기업들이 힘들게 극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수확을 얻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나는 오늘날 중국인터넷의 거대한 태풍을 만들어 낸 노작가의 한마디에서 그 답을 찾아 보고자 한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양식하면 되지 않는가?
원래 양식용 어류란 태초부터 없었을 것이다. 양식용 어류는 자연에 있는 것들의 생태와 습성을 잘 연구하고 분석하여 이와 흡사하거나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서 그 어류들이 잘 성장하고 더불어 일반적으로 자연생태계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더 크거나 훌륭하게 만들어 내는 것을 잘 이해하고 계실 것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마주하여 우리는 먼저 중국소비자들의 습성과 태도와 생태를 잘 연구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게 양식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먼바다에 나갔을 때 어디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어디에 그물을 던져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리고, 먼바다를 별로 준비 없이 나서기 전에 우리는 우리 집 마당에 와 있는 400만명이상의 중국고객들을 잘 연구하여 좋은 소비자로 잘 키워야 해야 할 것이다.
매년 뭉칫돈을 들고 돈을 쓰겠다고 집 마당으로 들어오시는(?) 중국고객들에게 과연 어떤 서비스와 어떤 가치를 부여하여야 그들이 우리에게 멋진 소비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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