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신창타이(新常態)’ 논쟁이 뜨겁다. 1일 관영 CC-TV가 베이징에서 주최한 ‘상장기업 포럼’도, 거의 같은 시간 하이난(海南)성 하이코우(海口)에서 열린 ‘신흥경제 포럼’도 주제는 ‘신창타이’였다. ‘뉴 노멀(new normal)’의 중국식 표현인 이 말은 ‘새로운 국면의 새 표준’이라는 뜻. 대체 그 속에 무슨 내용이 담겼기에 중국 전역에서 야단법석일까. 올 3분기 경제 지표로 풀어 보자.
지난달 21일 발표된 중국의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3%였다. 2009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방 언론은 “중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 상태로 추락했다”며 난리였다. 국내 언론도 ‘빨간 불 켜진 중국 경제’를 집중 부각시켰다. 그러나 당사국인 중국은 조용했다. ‘합리적인 구간에 있다’는 반응이었다. 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이 그 근거로 제시한 게 바로 ‘신창타이’였다.
그들은 고용으로 이를 설명한다. 중국은 매년 약 1000만 개의 신규 일자리 수요가 발생한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과거 10% 안팎의 성장이 필요했다. GDP 1%포인트 성장이 약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1%포인트 성장은 150만~17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의 빠른 성장이 만든 현상이다. 실제로 중국 통계국은 1000만 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올 고용 목표를 9월 말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7.7%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1300만 개가 나왔다. 무리한 부양책 없이도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있는 ‘뉴 노멀’ 시대가 열렸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신창타이’라는 말을 처음 꺼낸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다. 그는 지난 5월 허난(河南)성을 방문해 “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지금, 신념을 갖고 ‘신창타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과 표준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핵심은 ‘개혁을 통한 성장(改革紅利)’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국유기업 독점 분야를 민간에 개방하고, 시장을 옥죄는 행정 규제를 과감히 풀고 있다. ‘신창타이’에 시 주석의 경제 운용 철학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신창타이’는 이제 경제를 뛰어넘는다. 그들은 지난달 18기4중전회에서 결정된 ‘법에 의한 통치(依法治國)’를 ‘신창타이 정치’라고 표현한다. 중국몽을 일깨우며 신형대국관계, 주변국 외교 등을 추진하는 시 주석의 대외 정책은 ‘신창타이 외교’로 불린다.
‘신창타이’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 체제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중국을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시각으로 중국을 보고, 평가해서는 ‘시진핑의 중국’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신창타이’는 우리에게도 도전이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