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저물고 있다. 多.事.多.難!
올해처럼 이 말이 나에게 이리도 가슴에 사무치게 다가온 해는 없었다. 2014년을 되돌아보며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친 두 가지 사건을 떠올려본다.
첫번째로 나의 삶에 영향을 준 사건은 온 국민을 슬픔과 분노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TV를 봐도 스마트폰을 봐도 온통 가슴 아픈 소식들뿐이었다. 승객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우리는 모두 한마음으로 기적을 기도했지만,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은 참담했었다. 차가운 바다 속에 잠겨있는 아이들과 희생자들을 떠올리면 감정 컨트롤이 되지 않아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도 많았었다. 2014년도 상반기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삶이 이어졌었다.
그래도 다시 힘을 내 보자고, 힘을 내어 다시는 이런 불행이 우리들에게 닥치지 않게 하자며 우리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이겨내었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일상의 작은 행복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반성도 하였다. 세월호 참사로 많은 충격과 고통을 받았지만, 또한 미처 깨닫지 못했던 교훈을 얻으며 한층 성숙해졌다.
두번째로 나의 삶에 영향을 준 사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었다.
‘거리의 교황’, ‘낮은 자의 교황’이라는 칭호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기간 내내 가난한 이들, 소외받은 이들, 상처받은 이들을 만나는 행보를 이어갔다. 사회적 약자를 위로하고, 우리 국민들에게 화해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종교를 떠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이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위로와 함께 큰 용기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보다는 내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지 않는다며 불평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 많이 부끄러웠다.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이제 2015년의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2015년의 새해 다짐은 단순하게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고, 만사형통을 기원했던 예전의 새해 다짐과는 다르다. 이제는 좀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나에게 주어진 행복을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며, 이웃과 함께!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
지난해에 우리가 겪었던 고통과 아픔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받았던 위로와 평화가 더 많은 이웃에게 전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고국을 떠나 타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에게도 2015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하며, 함께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한해의 무거운 짐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로운 희망,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출발하자!
새해! 새희망!
힘내자! 2015!
▷산호수(hsz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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