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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한 젊은이가 최근 자신은 집의 노예라면서 중국 전역의 전반적 집값의 과도한 거품에 항의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의 거품이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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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심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연초에도 꺼질 줄 모른 채 커지고 있다. 마치 한껏 부푼 개구리 배가 따로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터지면 국가적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으나 상황은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8일 보도를 보면 이런 단정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수차례 대대적으로 오른 이후 요지부동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 특히 베이징(北京) 같은 곳은 주택의 경우 평균 평방미터 당 가격이 6만 위안(元·1080만 원) 대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의 강남보다 비싸다고 해야 한다.
대표적인 곳이 한때 코리아타운으로 불리던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이 아닌가 보인다. 이미 지난 해 중반에 6만 위안 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치솟는 집값을 견디지 못한 한국인들이 베이징 근교 옌자오(燕郊)로 대거 이주하는 기현상이 당연한 듯 발생하기도 한다.
부동산 거품은 당연히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 대책 없이 터지면 경제 전체의 경착륙을 불러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한 사회의 양극화 아닌가 싶다. 부동산 소유의 여부에서 부자와 빈자가 확연하게 갈려버리는 것. 여기에 20-30대의 젊은이들이 이미 폭발해버린 집값으로 인해 희망 없이 살아가는 것은 더욱 문제라고 해야 한다. ‘집의 노예’라는 뜻의 팡누(房奴)라는 단어가 수 년 전에 생긴 이후 아직까지 유효한 유행어로 남아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런 현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중국 경제 정책 당국이 부동산 거품 문제에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이제 분명해지는 것 같다.
기사 저작권 ⓒ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