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대한민국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9월 신학기제, 자유학기제 도입 등 교육현장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일련의 내용을 발표했다. 향후 경제활동인구 감소 등 한국사회의 구조 변화를 대응해 교육분야에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이나, 그동안 시행됐던 구조와는 전혀 달라 반발도 만만치 않다.
▲ 가을학기제도 도입?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점은 바로 ‘초·중·고·대학 학기제 전면 개편’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1949년 교육법 제정 이후 봄 학기제를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OECD 국가 중 호주를 제외하고 봄 1학기를 시작하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 뿐”이라며, 국제화 시대에 맞춰 가을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거주하고 있는 교민들에게는 보다 익숙한 제도인 9월 신학기제도는 상하이 유입 또는 한국 귀국 시 학기제도가 달라 다들 한 번쯤 고민해본 경험으로 국가간 차별된 학기제도로 인해 학기 공백이나 반학기 재수 등이 생기는 불편을 겪어왔다. 9월 신학기제도가 정식적으로 시행된다면 상하이와 같이 9월에 새학년이 시작되는 대다수 국가의 교민과 외국인들에게 보다 각광받을 전망이다.
한국정부가 9월 신학기제도를 시작하는데도 위와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9월 신학기가 시작된다면 여름방학이 길어져 학생들의 인턴, 현장학습 기회가 늘고 조기취업도 쉬어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또 외국인 교수, 학생 등 우수인재의 유치가 쉬워지고 한국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유학생이나 주재원 자녀들이 공백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가을학기제의 장점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문민정부 이후 학기제도 변경이 번번히 무산된 것도 도입과정에서 발생할 혼란에 대한 우려와 학기제 전환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 때문이었다. 또 가을학기가 도입된다면 초등학교 입학생의 경우 6개월을 더 다니거나 덜 다녀 학교 입학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초등학교의 경우 시행연도는 3월과 9월 두차례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피해를 어떻게 보상해야 하냐는 여론이 크다. 특히 6월 수능이 도입되는 해에는 고3이 되는 수험생의 경우 3개월 만에 수능을 치를 것인지, 아니면 6개월 아래 후배들과 함께 다음해 수능을 치를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부의 결정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 중3 자유학기제 2016년 전국으로 확대
현재 전체 중학교 25%인 811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자유학기제도가 2016년부터 전국 중학교로 확대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3년 과정 중 한 학기동안 진로탐색과 체험활동을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제도로, 시험이 없고 고교 입시에도 반영이 되지 않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학력저하는 물론 학생들이 이 기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소득별로 나눠지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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