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중국 시장에서 '200만대' 판매를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010년 '100만대'를 돌파한지 5년만으로, 현대·기아차의 단일 국가 기준 연간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19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올해 판매 목표로 '205만대'를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해 달성한 184만대보다 20만대 가량 늘어난 수치로 약 11%,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 2009년 미국을 추월하면서 회사의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134만대 수준(2014년 기준)이다.
대중국 205만대 판매는 회사의 연간 전체 판매 목표인 820만대의 25%에 달하는 수치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 중 4분의1을 판매하는 것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포스트 800만 시대' 과정에서 중국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 위지를 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는 현대·기아차가 계획한 포트폴리오보다도 빠른 속도다. 당초 현대·기아차는 200만대 판매를 오는 2017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달성하기로 하면서 예상보다 2년 가량 앞당기게 되는 셈이다.
판매 목표는 205만대지만 실질 판매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3년 147만대를 목표로 세웠지만 결국 이보다 많은 158만여대를 판매했다. 지난 해에도 176만대를 목표로 설정했지만 실질 달성은 184만여대를 이뤄냈다.
올해 역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중국 자동차 시장 상위 메이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준의 판매는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금융위기 때인 2007년 6.6%까지 하락했으나 2011년 9.8%로 상승한 뒤 2012년 10.5%, 2013년 10.4% 등으로 1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해는 9.3%(중국자동차공업협회 발표 1970만대 기준)로 10%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현대·기아차 생산 능력이 얼마나 따라와 줄지가 관건이라고 보고있다.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현재 기준으로 중국에서 195만대(쓰촨성 상용차공장 16만대 포함)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국 베이징현대 1~3공장 105만대, 둥펑위에다기아 옌청 1~3공장 74만대다. 현대차의 중국 4·5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이나 되어야 270만대 규모로 늘어난다.
따라서 올해 계획한 대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중국 내 생산 라인 가동은 100% 이상 되어야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은 100% 이상이다. 오히려 이로 인해 생산 피로도가 심각하게 누적됐을 정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GM을 비롯해 도요타, 닛산 등 현대·기아차의 주요 경쟁업체들의 중국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현대·기아차는 올해와 지난해 생산 능력의 차이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소형 SUV를 비롯해 현지 전략 모델 등을 내세운 양적 성장에 따른 판매 전략을 새롭게 준비하고 브랜드, 판매, 서비스 등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사 저작권 ⓒ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