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청년창업의 명과 암

[2015-01-21, 09:51:44] 상하이저널
[신동원의 상하이리포트]
청년창업의 명과 암
 
취업과 창업의 갈림 길

<응답하라 1994> 시절에 청년 취업 문제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1998년, IMF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청년 실업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적어도 당시의 대학생들에게는 그랬다. 아무리 공부를 안했어도 학교에서 주는 추천장으로 삼성도 들어가고 중견기업도 어렵지 않게 들어갔었다. 나 역시 취업 첫 해 언론사에 떨어지고, 금융권과 IT업계에 3개의 기업에 합격했다. 대기업 공채 전이었지만 4학년 2학기 11월1일에 첫 출근을 했었다. 바로 한 학년 후배부터 매서운 취업 칼바람이 시작되었고, 매년 ‘사상 최대 취업난’이란 기사는 17년간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노령화는 앞에서 길을 비켜주지 않는 어른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청년들에게 아픔을 안기고 있다. 어떻게든 공짜 인턴이라도 쌓아 나가야 정식으로 취업이 되는 판국이다. 나라 경제가 하도 대기업에 의존하다보니, 삼성이 샤오미에 밀린다는 기사만 떠도 온 국민이 불안해 한다. ‘창조 경제’를 외치는 정부는 잔뜩 보따리를 풀고 있는데, 정작 이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계획이 부족해 보인다. 그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일거다.

스스로 저주받았다고 여기는 청년들에겐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취업, 또 하나는 창업이다. 정부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창업 경진대회에 몇 장짜리 아이디어로 참가했다가 창업의 길을 간 청년도 있고, 인맥으로 들어간 인턴이 첫 직장이 되기도 한다.
 
가짜 중국통 가짜 글로벌 창업가

진짜와 가짜가 혼재되어 더 이상 어느것이 짝퉁인지 알아보기 힘든 시대가 됐다. 장보드리야르는 ‘시뮬라시옹’이라는 신조어를 통해 실제보다 더 실제적인 허구를 얘기했었다. G2 중국이 하도 각광을 받다보니 여기저기 중국통이 참 많아졌다. 중국에 살아보지 않은 작가가 중국 관련 도서로 대박을 터트리면서 중국 강연을 다니고, 정부의 창업, 취업 자금을 비즈니스 기회로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느 곳에서도 청년들이 위로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년은 위로받을 대상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치열한 노력으로 숨은 진주가 되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평온한 시대에 영웅은 나오지 않았다. 전쟁이나 나라가 위기에 처한 절박한 시기에 영웅들이 피어났다. 청년들 또한 그러하다. 어려운 취업의 시대, 창업의 시대에 숨은 진주들이 탄생할 거라 믿는다.
 
진짜 청년 창업가

작년 한 해는 참 많이 바빴다. 인간관계를 줄이지 않고는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을 정도였다. 기존에 진행하던 모바일게임도 해야하고, 스스로 손들고 시작한 글로벌 벤처 프로젝트(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정부 또는 유관 기관에서 스폰서를 하고 있다)를 병행하다보니, 10월 한달은 꼬박 감기몸살을 앓아야 했다.

하지만, 큰 보람이 있었다. 진짜 청년 창업가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큰 기업들도 중국에 와서 실패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지만, 열정 하나로 달려들고 눈이 벌개지도록 밤잠을 줄이며 노력하는 진정한 청년들을 보았다. 그리고 나 역시 과거의 청년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중에 일부 벤처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작년 한 해 꽤 많은 대학생들이 우리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갔다. 내가 직접 찾기도 했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청년들이 손들고 시작한 경우도 많다. 나는 이런 ‘손 드는’ 청년들이 마음에 든다. 어떻게든 뭔가 하려고 하는 의지도 의지이고, 손을 들 정도면 스스로 무언가 이미 준비가 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취업과 창업 시장에서도 위너와 루저가 있다는 사실이다. 좀 더 똑똑한 청년이 국가 자금도 타 쓰고, 좀 더 미리 준비한 청년들이 복수의 기업에 합격한다. 아무리 취업난이라지만 될 사람은 어디든 들어가고 있단 얘기다. 취업과 창업 시장이 다른 것 같지만 실은 동일인이 창업을 했다가 취업을 하기도 한다. 적어도 그 사람에겐 두 시장이 모두 쉬워보였다. 왜냐하면 그는 준비가 된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취업도 창업도 중국으로 나와라

대한민국은 이미 꽉 찼다. 외고를 졸업하고 과학고를 졸업하고 명문대를 나온 청년들이 꽉 잡고 있다. 대기업들도 그 아래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를 모르는 청년들이 짝사랑을 하고 혹시나 나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기대하면서 토익과 자격증 준비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본주의는 상품의 집적이다. 그 상품은 팔릴 시장이 있어야 하고, 그 시장이 커야 한다.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7부작 ‘슈퍼 차이나’ 시리즈를 참고하시면 좋겠다.

글로벌로 나오자. 이젠 정말 나와야 한다. 더 늦으면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자녀도 길을 헤맬지 모른다. 중국어를 배우는 것, 중국 뉴스를 유심히 보는 것, MBA를 중국에서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 그 모두가 의미 있는 새로운 출발이다. 중국이라는 땅은, 과거 아메리칸 드림만큼이나 매력적인 기회의 땅이다. 차이니즈 드림은 아직 유효하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중국의 코스트코 샘스클럽 Sam’s Club hot 2015.05.10
    중국의 코스트코(Costco) 창고형 매장의 원조 샘스클럽 Sam’s Club 浦东의 회원제 창고형매장 山姆会员商店       샘스클..
  • 3년 특례 체류기간 계산은 어떻게? hot 2015.01.27
    [재외국민 특별 전형 상담 사례 3] 한국에서 6학년 2학기까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해외로 가서 6학년 2학기부터 다녀서 현재 8학년 2학기까지 2년 반을 공부하..
  • 상하이 출신 학생 고려대 총학생회장 당선 hot 2015.01.24
    지난 12월 상하이 출신 학생이 고려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29일 고려대 총학생회실에서 상해한국학교를 졸업한 서재우 선배를 만났..
  • 3년 특례 체류기간 계산은 어떻게? hot 2015.01.22
    [재외국민 특별 전형 상담 사례 2] 초등학교 4학년 1학기까지 국내에서 수학 후 아버지 해외 발령으로 인해 해외 5학년 1학기부터 6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국내..
  • 꾸준한 전공 관련 활동이 핵심 hot 2015.01.20
    [선배 학생기자 인터뷰] 본격적인 입시 준비와 학과 결정은 언제 했나? 입시를 준비한 건 10학년 때부터였다. 남들이 하는 토플이나 수학 등을 열심히 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3.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4. 마음만은 ‘국빈’, 江浙沪 국빈관 숙..
  5.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6.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7.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8.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9. 가을은 노란색 ‘은행나무’의 계절
  10.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경제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5.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6.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7.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8.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9. 중국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 연 생산..
  10.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문화

  1.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상하이 가..
  2.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3.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4.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5.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3.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4.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5.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6.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