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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부동산 개발과 건축디자인 II

[2006-08-08, 01:07:05] 상하이저널
[김승귀의 건축 이야기]
상하이의 부동산 개발과 건축디자인 II
 
스페인의 한 중소 도시 빌바오.
15세기 이후 줄곳 철광과 제철의 도시였다. 하지만 80년대에 와서는 폐광과 바스크 분리자들의 끊임없는 테러에 쇠락의 운명에 놓여져 버렸다. 그런 도시에 비행기 외장재인 티타늄으로 만든 독특한 모양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들어서게 된다. 그 후 일자리를 잃은 광부들과 테러에 시달리던 시민들은 미술관을 안내하고 자랑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고 동시에 엄청나게 밀려드는 관광객에 빌바오는 순간 폐광과 테러의 도시에서,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바뀌게 된다.

알렉산더가 세상을 호기심으로 내달리며 끊임없이 정복지로 향해 전진을 거듭하고 있을 때, 그래서 그는 정복지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지나온 정복지에 일어날 수 있는 반란과 그곳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한 수 가르침을 얻는다. 바로 도서관을 세우는 것이었다. 즉, 피정복자들의 마음을 얻고 계몽하면 될 것이라는 가르침이었던 것이다. 이른바 지적인 쾌락을 통해 개인 스스로들의 마음에 감동을 통한 계몽을 시도하고자 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결국 인간의 문화라는 것이 노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심심함을 못 견디는 인간의 유희적 본능인 것이다. 그런데 쾌락과 향락은 그 시간성에 대해서 많은 질적인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마약을 하는 것은 단지 그 즐거운 '순간' 혹은 '찰나'만을 얻기 위한 집착에 가까운 향락의 행위이다. 하지만 쾌락은 그 시간성이 상당기간 오래되며 즐거움의 대상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선택하는 인간 자유의지의 유희이다. 그리고 그런 쾌락의 주체는 대상에 있지 않고 그 쾌락을 느끼는 사람 개개인에 놓여있다. 그래서 중독성이 없는 것이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소위 장소마케팅이라는 붐이 일고 있다. 소위 문화라는 쾌락적 유희를 통해 도시자체를 브랜드로 개발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아직 상하이는 마천루와 불빛을 내뿜는 중국최고의 도시라는 이미지만강하다. 즉, '발전'과 '소비'가 그 브랜드이다.

그래서 흔히 상하이를 이야기 할 때 주로 '물가수준'이라는 말은 빼놓지 않고 들어가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유물론적인 중국의 성향 일수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소비와 발전이라는 키워드만이 지속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상하이의 고급 아파트들을 둘러 보고 있노라면 수영장과 피트니스클럽이 갖춰져 있는 클럽하우스의 유무에 따라 그 아파트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그런 클럽하우스에 도서관이 있거나 작은 갤러리와 공방이 있다면 더욱더 금상첨화가 아닐런지.

개발이란 마케팅의 속성이 원래 그렇다. 기존의 것들에 새로운 것을 끼워 파는 행위의 일종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의 NEEDS와 개발자들의 SEEDS 사이를 교묘하게 오고 가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흘러 끼워둔 그 부록이 오히려 역전이 되어 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전략이다. 그러므로 이제 문화라는 상품도 상하이의 부동산 개발에도 끼워질 때가 되지 않았는지 가늠해본다.

룸살롱과 기생집이 똑같은 술집이기는 하지만 그 차이는 실상 어마어마하게 클 수도 있다. 이처럼 동일한 성질 안에서 차이를 찾는 어려움들, 그것이 건축디자인과 부동산 개발이 같이 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많이 떨어져있는 이유이다.

▷김승귀(건축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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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가 AIDIA 국제학회 평론위원장 및 편집장. 도시매거진 ‘시티몽키’의 창간 및 편집주간. 현 동제대 객원연구원. wanswort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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