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70여명의 교민이 ‘책쓰는 상하이 7강, 詩콘서트'를 찾았다 |
잔뜩 움츠러들게 만드는 추운 겨울 밤, 시와 노래가 흐르는 그곳에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따뜻함이 있었다. 지난 30일, 허촨루(合川路) 타이키 커피숍에서 책쓰는 상하이 7강 시(詩)콘서트가 열렸다. 상하이저널이 주최•주관해 7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70여 명의 교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시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신현수 시인은 “인간에게 삶에 대한 반성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걸 위해서는 시와 문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동서고금이 정의하는 시, 또 스스로 생각하는 시는 무엇인지 들려주었다.
“나를 위한 삶과 남을 위한 삶의 경계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쓰는 것이 시가 아닐까? 이렇게 사는 것에 대한 자랑일수도 있고, 또 이렇게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성일 수도 있다.”
강연 중간중간 청중의 목소리로 그의 시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시, 쉬운 시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인답게 그의 시는 쉽고 명료했다. 단 몇 줄의 글귀로 청중을 끄덕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1985년 ‘시와 의식’에 <서산 가는 길> 등 5편의 시가 박희선, 김규동 시인에게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서산 가는 길(1989)>, <처음처럼(1994)>, <이미혜(1999)>, <군자산의 약속(2004)>, <시간은 사랑이 지나가게 한다더니(2009)>, <인천에 살기 위하여(2014)> 등이 있다. 엮어 지은 책으로 <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 <시로 쓰는 한국 근대사1, 2>와 <선생님과 함께 읽는 한용운> 등이 있으며, 시선집으로 <나는 좌파가 아니다(2012)>가 있다. 현재 부광고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사)인천사람과문화’ 이사장으로 있다.
강연에 앞서 1부에서는 <서른아홉, 다시 봄>의 곽미란 작가 출판기념회가 진행됐다. 재중동포인 그녀는 지나온 자신의 삶을 “여행을 하고 나면 좋아하는 것이 생겨난다. 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 성공한다. 여행이 8할의 나를 만들었다면 남은 2할은 저지르는 용기다. 나는 남들보다 조금 용기가 있었을 뿐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3부에서는 장재흥 시인의 노래 콘서트가 함께 진행됐다. 통기타 연주에 실린 그의 노래가 시의 여운을 더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선한 영향력’의 박상윤 작가(상윤무역, 윤아르떼 대표)는 한 화가의 말을 전했다. ”비록 우리는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살 순 없지만 중국 내에선 적어도 상하이에서 살아야 한다. 그곳은 새롭게 출몰하는 예술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예술과 문화의 도시 상하이에서 살고 있는 그대, 기쁘지 아니한가.
▷김혜련 기자
신현수 시인이 자신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
출판기념회를 가진 <서른아홉, 다시 봄>의 곽미란 작가가 자신의 꿈과 인생을 들려주고 있다. |
장재흥 시인의 노래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
마지막 곡을 감상하는 신현수 시인과 청중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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