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환자들이 여드름과 음식과의 연관 관계에 대해 물어보며, 일부 환자는 특정 음식을 먹은 다음에 여드름이 심해진다는 말을 종종 한다. 또한 초콜릿이나 돼지고기의 지방에 의해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 음식물과 여드름의 관계에 대한 연구 조사는 다양한 결과를 보이는데 몇 가지 피부과 교과서에 실린 여드름과 음식과의 관계에 대한 글을 요약해 본다.
1. 음식 습관이 여드름에 미치는 어떠한 명확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음식물을 제한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으며 꼭 피해야 할 특정 음식도 없다.
2. 인종적인 연구를 해보면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여드름 발생에 같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미국 흑인은 미국 백인보다 여드름 발생 확률이 낮고 일본인도 미국 백인보다는 여드름이 덜 생긴다. 생선을 즐겨 먹는 에스키모인들은 여드름 발생 확률이 낮은데 이들이 포화 지방이 많은 서구식 식사를 하면서 여드름이 증가했다.
이와 비슷한 결과가 일본인 이민들에게서도 발견되었는데 일본에서 하와이로 이주해 미국식 식사를 한 사람들의 경우 여드름 발생률이 증가했다. 즉 여드름은 인종적인 요인도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3. 최근에는 여드름 환자의 식사에서 조개, 게, 새우, 초콜릿, 당분이 많은 음식, 우유, 지방이 많이 든 음식 등을 규제하는 것에 대한 피부과 의사들의 관심은 거의 없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에서 어떤 특정 음식을 먹은 다음에 여드름이 심해졌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들 음식을 피하는 것이 여드름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는 없다.
이런 사실은 초콜릿의 경우에도 명확한 것이다. 만일 환자가 특정 음식으로 인해 여드름이 생긴다는 생각에 집착한다면 그 음식을 제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의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다.
위의 교과서에서 취한 입장이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음식물과 여드름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하지만 예를 든 것처럼 후천적인 환경 요인 특히 음식이 여드름과 전혀 연관이 없다고 말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의 여드름과 음식물에 관한 논문들을 살펴보면 당부하가 많은 음식들은 고인슐린혈증을 유발하고 이는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일으키고 피지세포의 성장을 초래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는 결과를 많이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음식의 패턴이 점차 서구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과 여드름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정확한 연관 관계를 밝히는 역학 조사 결과는 없지만 임상에서 직접 환자를 보는 입장에서 보면 꼭 음식과 여드름을 연관지을 필요는 없지만 전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도 인스턴트 음식이나 고당질 위주의 식사는 피하는 것이 좋고 채소와 과일 그리고 적절한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여드름 예방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백용관 원장(피부과 전문의)
강북이지함 피부과 대표원장, 상하이 서울리거(首尔丽格) 피부과원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원,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한 나관리협회 청주병원 원장을 역임했다.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외래교수, 대한피부과학회•대한레이저학회•대한피부외과학회 정회원이며 대한모발학회와 대한 줄기세포치료학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여드름 뿌리뽑기>, <탈모예방과 치료가이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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