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공감 한 줄]
사회적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비범함
말콤 글로드웰 | 21세기북스 | 2014. 01 |
원제 | David and Goliath: Underdogs, Misfits, and the Art of Battling Giants(2013) |
전문가가 되려면 일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일만 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말콤 글로드웰이 쓴 ‘다윗과 골리앗’, 책 제목만 얼핏 보면 성경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책에서는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 가운데 양치기 다윗처럼 보통 사람들조차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골리앗처럼 강한 상대를 무찌르고 경쟁에서 승리한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강자가 만들어놓은 Rule을 따르지 않고, 강자가 이해할 수 조차도 없는 그들 나름의 독특한 방식을 만들어 놓고, 그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골리앗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인이다. 청동 갑옷과 긴 칼로 무장하고 나타난 골리앗을 본 사람들은 싸워보기도 전에 겁부터 집어먹었다. 그것은 사울 왕도 마찬가지었다. 사울 왕이 골리앗과 상대할 무사를 찾았지만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양치기 다윗은 골리앗과 싸우기를 자청하였다. 무엇이 다윗으로 하여금 골리앗과 싸우도록 만들었을까?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의 방식으로 한다면 능히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울 왕을 포함한 세상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투는 골리앗이 생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에 근접하여 싸우는 백병전이었다.
만약 다윗이 이런 전통적인 방법으로 싸웠다면 그의 능력이 아무리 탁월하다고 해도 골리앗을 물리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다윗은 싸우는 방식, 즉 전쟁의 Rule을 바꿨다. 골리앗이 원하는 백병전이 아니라, 자신이 잘하는 방식-양을 칠 때 사나운 맹수가 나타나면 돌팔매질을 해서 물리친 방식-인 투석전을 적용 하기로 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윗이 생각해낸 방식은 특이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 당시 사울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은 싸움은 백병전이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생각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약자가 강자를 이긴 방식, 그것은 역사 속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런던 시티 대학교의 줄리 로건이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공한 기업가들 가운데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고 한다. 영국의 억만장자인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휴대전화의 선구자인 크레이그 맥코, 미국의 저가항공 제트블루 창립자인 데이비드 닐먼, 골드만삭스의 개리 콘 회장 등이 그 사람들이다. 난독증은 글자를 읽어서 이해하는데 장애를 가진 것을 말한다.
따라서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초등학교 시절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서 문제아로 낙인 찍혔던 경험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성공한 기업가가 될 수 있었을까? 그런데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난독증을 극복(그렇다고 책을 보통 사람처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님)하는 과정에서 보통사람들이 배울 수 없는 뭔가를 배웠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 수준이 높은 대학의 하위 3분의 1을 점유하는 학생보다는, 그 보다 약간 수준이 낮은 대학의 상위 3분의 1을 점유하는 학생의 사회적 성과가 더 높다는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 이론, 유명한 정치인 중에 어려서 부모 중 한쪽을 잃은 비율이 일반인 보다 월등히 많다는 사실 등의 사례를 통해 사회적 약자(다윗)가 어떻게 사회적 강자(골리앗)로 전환될 수 있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사회적 약자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볼 때는 그들이 비범하게 보이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훨씬 더 비범한 사람들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자신들의 비범함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상하이작가의방
허만재(hmj13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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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는 ‘작가의 방’이라는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어 매일 글을 쓰는 삶을 살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있다. 20대의 나이부터 50대의 나이까지, 다양한 감성과 삶의 배경을 가진 한국인들이 모였다. 매주 일요일 오전 두어 시간의 모임에서 똑같은 제목으로 두 꼭지의 글을 써서 공유하고 있다. 상하이저널이 진행하는 ‘책쓰는 상하이’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며 한국인 작가들의 글쓰기, 책쓰기, 시작법 등 공개 강의 과정에 함께 해왔다. 이 과정을 통해 ‘작가의 방’ 플랫폼은 상하이에서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예비 작가들을 격려했고 신인 작가를 발굴해내고 있다. ‘작가의 방’이 상하이 교민사회에서 인문적 삶의 선한 영향력을 널리 퍼뜨리며 문화 수준을 올리는데 기여해 나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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