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전직 앵커로 활약했던 차이징(柴静)이 지난달 28일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 사태를 알리는 다큐멘터리를 직접 제작해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 발표했다.
‘돔 지붕아래(穹顶之下)’라는 제목의 103분 분량의 동영상은 “스모그는 무엇인가?”, “스모그는 어디에서 오는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3부분으로 나누어 심도깊은 내용을 전했다.
차이징은 중국에서 스모그가 가장 심각했던 2013년 딸을 임신했고, 딸은 양성종양 진단을 받고 태어났다. 딸은 엄마 품에 한번 안겨 보지도 못하고,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의사는 수술 전 그녀에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둘 것을 요구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주사바늘이 가득 꽂혀 있는 딸의 손을 얼굴에 대고 눈을 뜰 때까지 기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스모그에 휩싸인 도시를 보고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이가 이같이 끔찍한 스모그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로서의 본능이 꿈틀거렸다. 그녀는 아이의 병이 지독한 스모그의 결과라고 믿었다.
이후 그녀는 일을 그만두고, 본인이 출간한 서적에서 받은 인세 100만 위안(한화 1억7500만원)을 털어 1년간 국내외를 돌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지난 1년 간 스모그 현황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직접 방문 취재한 스모그 도시와 주민들의 증언, 환경보호 및 석유화학 관련 업계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스모그가 심각한 지역을 방문해 원인을 찾아 나섰고, 미국, 영국의 대기오염 처리 경험과 교훈을 전했다.
다큐멘터리에서 중국의 대기오염은 60% 이상이 석탄과 기름이 연소되면서 발생하며, 스모그 최대 문제는 에너지문제라고 지적했다. 2013년 중국의 석탄소비량은 전세계 기타 국가 사용 총량을 넘어섰고, 자동차 증가속도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중국은 ‘소모량이 많고’, ‘질적 수준은 낮으며’, ‘청결과 폐기물 방출 통제가 부족’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같은 문제의 배후에는 관리 및 법규집행의 걸림돌이 존재한다고 고발했다.
그녀는 “현재 중국의 ‘대기방지법’이 수정 중에 있다. 정리된 자료들을 전국인민대표법공위(全国人大法工委)에 전달했으며, 법류 수정에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국인민대표법공위는 이미 자료 검토를 마치고, 법률 수정시 반드시 참고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에서는 그녀의 다큐멘터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스모그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모그 관련용어가 최다 조회 검색어로 부상했고, 다큐멘터리 조회수는 2억 뷰에 근접했다. 또한 차이징 다큐멘터리 효과로 환경보호 관련 주식이 급등하고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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