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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형에게

[2015-03-06, 14:19:07] 상하이저널

형!
이렇게 형을 부르면서 그래도 그동안 형에 대해 나쁜 감정이나 기억들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건 뭘까? 사실 난 예전엔 형과 같은 부류들 썩 좋은 감정들은 아니었어. 특히 소규모의 집단들은 누군가를 들춰내고 그것을 이슈화 시켜 나를 드러내 시끄럽게 한다는 이런 느낌들은 마치 이유 없이 경찰을 피하는 그 심정하고 비슷했던 것 같아.


예전에 형이 이 코너를 해보라고 권했을 때 물론 그때 나도 내 생활에 권태로움도 있었지만 거절하기 쉽지 않아 시작했던 것 같아. 그런데 참 신기하지?  내가 조그만 부분을 함께 했을 뿐인데 난 어느새 형의 전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를 보게 됐어. 참여 한다는 것이 이렇게 나의 시선을 돌려 놓을 줄이야. 그리고 예전엔 비판적인 시각에서 애정이 있는 관심으로 형이 잘되고 성공 하길 바라게 됐지.


오늘 난 인터넷 상에서 감동적인 글을 보았어. 칠레의 14세 소녀가 자기의 고통이 힘들어 안락사를 요청했고 그것이 허락되지 않았대. 그런데 그 나라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위로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한 소녀의 말을 경청했다는 소식을 보며 또 이것이 세계에 감동을 주는 것이 모든 관계들은 이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는 깨달음을 주었어.

 

많은 사람들이 이쯤 되면 근시안이 되어 있지 않나? 이렇게 높은 지위와 명예를 얻고도 낮은 곳에 귀 기울이는 이런 사람들은 아마 자기의 의지를 늘 점검하면서 살거란 생각을 해.  그렇지 않고서야 나약한 인간이 쉽지 않은 달콤함의 유혹을 어쩌겠어.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관계들을 우리가 모르지는 않잖아.  물론 형은 이런 소소한 일들을 접할 기회들이 많겠지?


형!
형을 안지 10년이 넘은 것 같아. 그리고 벌써 800회나 만남을 가졌다니 지나고 나면 시간은 이렇게 빠른데. 그 동안 어려움도 없지 않았겠지만 여러 방향으로 조용히 진솔한 관심과 도움을 주고 발빠른 소식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제시해준 형의 노고를 감사해.


형!
난 형이 언제까지나 행복했으면 좋겠어. 형이 처음 생각하고 계획하던 그대로 변질되지 않는다면 형과 우린 모두 행복할거야. 욕심에 눈멀어 비대해지거나 힘에 눌려 비굴해져서 초라해 보이지 않길 바래. 그리고 지금 집을 떠나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작은 것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자상한 형이어서 형의 수고들이 우리에게 힘이 되고 감동이 된다면 이곳에서 삶이 더 따뜻하고 활발해 지리라 믿어.


그러고 보니 나도 큰 것 알려진 것에 더 깊은 신뢰를 보내고 유명한 것에 더 많이 집중한 것만 같아 살짝 반성이 되네. 그래, 우리가 서로 신뢰하고 애정을 담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우린 다 잘 될거야. 우리의 만남이 언제까지나 처음과 같이 순수하고 열정이 넘치길 빌께. 加油!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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