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정 후 10년 내 관세인하품목 72%
中 수출 늘어도 한국엔 이득 아냐
양국 경쟁판도 흔들리기 전에 소비시장 장악해야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재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중국의 수출이 늘면 중간재를 공급하는 한국에게도 이익이었지만 최근 중국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LG硏 `한국기업, 中 소비시장 성장세에 올라타야`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3일 발표한 ‘위클리 포커스’에서 “(한·중 FTA가 타결됐지만) 관세인하 혜택을 누리기보다 더 빨리 변하는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에 대응하는 것이 한국경제로선 훨씬 더 시급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협정 이후 10년 내 관세인하 적용 품목이 72% 수준인데 과거에 비춰볼 때 10년이면 양국의 제품 경쟁력 판도를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4년 기준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중 전자부품과 광물성 연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지난 10년동안 수출 특화가 약화됐다. 한국의 수출 흑자폭이 줄어들거나 적자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대중수출의 핵심이었던 중간재는 2008년 이후 부가가치가 대폭하락했다. 반면 소비지출에서 한국이 얻는 부가가치는 늘었다. 이는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민소득이 늘고 소비 규모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 역시 수출 중심의 기존 성장 방식에서 소비와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둔 성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대중 주력 수출품인 LCD패널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중국 TV업체들은 그동안 한국상 LCD모듈을 수입해 TV를 완성한 뒤 외국에 파는 가공무역 형태를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의 미완성 LCD패널을 수입한 뒤 TV를 제작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박 연구원은 “결국 한중 분업구조 변화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은 중국 내수, 그 중에서도 소비성장세에 올라타는 것”이라면서 “FTA체결로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릴 때 추가되는 관세부담을 중장기적으로 경감시킬 수 있어 고려할만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XMLㅁ
기사 저작권 ⓒ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