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협 3일, 전인대 5일 개막
올 한 해 중국 정부의 경제•정치 운영 방침을 결정짓는 ‘양회(两会)’가 지난 3일과 5일 베이징에서 열렸다. 중국의 정치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양회인데, 외국인인 우리에게는 생소하고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중국 국내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선이 양회에 집중되고 있다. 양회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추세인 지금, 양회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
양회(两会)는 글자 그대로 두 차례의 회의를 뜻한다. 두 회의는 바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全国人民政治协商会议)와 전국인민대표회의(全国人民代表会议)로, 각각 줄여서 정협과 전인대라고 일컫는 게 일반적이다. 정부의 운영 방침을 결정하는 두 회의는 매년 3월 초 비슷한 시기에 개막해 약 10일간 열리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3월 초, 중순을 양회 기간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올 해 같은 경우에는 정협이 3일, 전인대가 5일 개막했다.
정협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결정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중국 최고 정책자문회의다. 정협은 주로 중국 공산당과 8대 민주당파 대표, 군 대표와 지구 대표, 소수민족 대표 등이 주체가 되어 국정방침에 관한 토의에 참여해 정책을 제안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한다. 정책결정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력은 전인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자문 과정에서 협의된 내용이 빈번하게 실제 정책화 과정을 밟기도 한다. 또한 다당협력제를 표방하는 중국에서 다른 정당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정협은 전국위원회와 상무위원회로 구성된다. 전국위원회는 앞서 언급된 각계의 대표들을 비롯한 홍콩과 마카오 동포, 타이완 동포, 귀국 교포 대표 및 특별 초청 인사 등 2000여 명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5년이다. 이들은 상무위원회를 구성할 주석과 구성원들을 선출하고, 국정 방침에 대한 토의 참여, 제안 및 비판의 권한을 행사한다. 또 정협 규약 개정, 결의 채택 및 상무 위원회 사업보고 심의 등을 도맡기도 한다. 상무위원회는 전국위원회의 집행기구로 선출된 주석과 부주석, 비서장, 상무위원 등으로 이루어 진다. 이들은 정협 전체 회의의 결의를 집행하고 전인대와 국무원에 제출할 결의안을 심의, 채택한다. 하지만 국가 주석과는 달리 정협에서 선출되는 주석은 실질적인 권력은 없는 명예직에 가깝다.
전인대는 명실상부한 중국 헌법상 최고의 국가기관으로 의사 결정기관이자 집행기관이다. 성, 자치구, 직할시, 군 등에서 선거로 선출되는 대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수민족도 포함된다. 헌법개정, 법률제정 등 국회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국무원(행정)과 법원(사법)이 전인대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3권 분립제의 국회와는 차이가 있다. 이 외에도 국무원 총리,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최고인민법원장과 최고인민검찰원장 등 각종 기관의 대표를 선출하며, 각 지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위생, 환경, 자연보호 등 다방면의 사항을 토론 및 결정한다. 국가예산•결산의 심사와 비준 또한 전인대의 관할이다.
전인대는 22개 성, 자치구, 직할시,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 인민해방군 등에서 선출되는 대표 약 3000명으로 이뤄져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300명임을 고려하면 10배 가량의 대규모임을 알 수 있다. 전인대는 규모순으로 전국인대, 성•시•자치구•인민해방군 인대, 현•시 인대, 향•진 인대 등 4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국회, 광역의회, 시의회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전인대에도 마찬가지로 상무위원회가 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상설기관으로 전인대에서 선출된 위원장•부위원장•위원과 비서장으로 구성돼있다. 상무위원회가 실질적 권력기관이라고 볼 수 있으며, 폐회기간에 전인대 직권의 일부를 대행한다. 참고로 상무위원회에는 적당수의 소수민족 대표를 포함시키도록 규정짓고 있다.
이상으로 중국 양대 최고 정책기구인 정협과 전인대에 대해 알아보았다. 중국의 국력이 더욱 커져감에 따라 양회가 갖는 위상 또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인대에서 결정되는 사안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정협과 전인대의 폐막까지 앞으로 며칠 남았으니 이들 ‘양회’를 유심히 지켜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고등부 학생기자 이재욱(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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