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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학기 감독-문학과 영화의 아름다운 만남

[2015-03-07, 15:45:58]
일포스티노
“시와 영화는 제 삶을 이끄는 두 개의 큰 기둥입니다.”
 
시인, 영화감독, 영화배우, 대학교수 등 다양한 경력의 스펙트럼이 있는 백학기 감독이 상하이 교민들을 만난다. ‘시, 영화를 만나다’를 테마로 한 <책쓰는 상하이> 강연에 영화 ‘일포스티노’를 소개한다. 그의 삶을 이끄는 ‘시’와 ‘영화’의 아름다운 만남을 ‘일포스티노’와 함께 이야기할 예정이다.

약 20년 전 상영된 ‘일포스티노’를 상하이에서 다시 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다. 게다가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그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교민들에게 특별한 금요일 밤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학과 영화가 가장 자연스럽게, 아름답게, 숭고하게 만난 게 바로 ‘일 포스티노’입니다. 또 파블로 네루다를 연기한 필립 느와레와, 이태리 국민 배우 마시모 뜨로이지, 관능적인 여배우 마리아 그라지아 꾸지노타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건 행복이죠.”
 
닥터 지바고
그의 <현대문학>에 ‘삼류극장에서 닥터 지바고를’이라는 시로 데뷔했다. 그가 수십번 본 영화, 지금도 겨울이면 꼭 한번씩 본다는 ’닥터 지바고’를 실제 삼류극장에서 본 그날 밤 쓴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문학과 영화의 두 개의 접점을 이 작품에서 찾은 게 아닐까.
이후 ‘스물넷’, ‘녹색의자’, ‘길’, ‘프락치’, ‘오프로드’, ‘은어’, ‘탱고’ 등 영화에 배우로 출연을 하면서 조감독일을 했다.
“시와 영화는 이미지를 표출한다는 의미에서 언어와 영상이 맞아 떨어지는 장르죠. 나에게 시와 영화는 내 존재와 영혼의 나무에서 피어난 꽃이자, 열매이며 과실입니다.”
 
시네마 천국
영화가 세상의 전부인 소년 토토와 낡은 마을 극장의 영사기사 알프레도의 애틋한 우정을 그린 ‘시네마 천국’, 백학기 감독의 유년 시절은 시네마 천국이었다.

“아버지 영향이 아주 컸다. 고인이 된 부친께서 도청 공보관으로 계실 때 시골영화 상영하는 일을 전담하셨는데, 때로 주말에는 영사기를 집으로 가져와 마당에 놓고 광목천을 스크린화해 문예영화 등을 보여 주기도 했어요. 영화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났다 할까.”

그는 4~5살 때부터 아버지 손을 잡고 영화를 보러 다녔다. 당시 한국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해외 걸작 영화를 두루 섭렵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 용돈만 생기면 영화관으로 달려갔고, 심지어 어머니가 영화관으로 찾아올 정도였다고.
 
체어
‘체어’는 백학기 감독의 작품이다. 고(故) 박철수 감독 헌정 영화이자, 박 감독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박철수영화아카데미 연출1기로 영화를 뒤늦게 시작하면서 박 감독과의 인연은 돌아갈 때까지 이어졌다. 특히 2006년 중국 베이징에서 박철수 감독이 메카폰을 잡은 한중 합작드라마 ‘너는 내 운명’ 24부작에 그는 각색에서부터 부감독으로 참여했는데, 결과는 비참했다고 한다.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이제 편안하게 디렉터스 체어에 앉고 싶네’라는 박철수 감독님의 말이 이상하게 뇌리를 떠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체어>라는 영화를 찍게 됐죠.”

우선 박철수 감독과 인연을 맺은 여배우들과 인터뷰를 해나가면서 일본 교토 영화촌에서의 박 감독과의 추억 등 다큐멘터리성 화면에 실제 중국 촬영을 했다고 한다. 베이징에서부터 사막과 초원을 따라 단동까지 가는 그 긴 여정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영화 ‘체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완전한 인생
요즘 백학기 감독은 장편 상업영화 ‘완전한 인생’을 준비 중이다. 캐스팅과 로케이션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두 남녀의 불륜 로드무비인데, 스릴러까지 가미된 저예산 본격 상업영화로 올해 가을 개봉할 계획이다.

또 장기 프로젝트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한중일 합작 ‘핑크슈즈’를 기획하고 있다. 순수 제작비만도 100억 이상인 블록버스터 영화다. 이미 영문판 소설로 나온 조양희 작가의 소설 ‘핑크슈즈’, 백 감독은 수준 높고 아름다운 한국 멜로영화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좋은 친구들
“인간과 철학과 휴머니티가 담긴 영화를 좋아하고 그런 영화를 찍고 싶어요.”
그는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부터, 미국의 마틴 스콜세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등 인간과 철학과 휴머니티가 담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7인의 사무라이’, ‘좋은 친구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로 대표되는 이 3명의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처럼 휴머니티의 진수를 담은 백학기 감독의 영화를 만나고 싶다.
 

▷고수미 기자

 

 

상하이저널과 함께 하는 책쓰는 상하이 8강

‘詩, 영화를 만나다’ 
 
일시: 3월 13일(금) 오후 6시

1부. 6시~7시50분
‘파블로 네루다’와 한 우체부와의 만남
영화 ‘일포스노(IL POSTINO)’ 관람


2부. 8시~9시
백학기(시인, 영화 감독, 배우) 초청 강연
(제목: 문학과 영화-일포스티노)
 
•장소: 타이키(Tyche's Coffee) 合川路2889号D2(5433-9236)
•문의: 021)6208-9002
•www.shanghaib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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