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거래분부터 개시…현대차·포스코도 추진
삼성전자가 위안화 직접결제에 나서는 데 이어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도 위안화 결제를 추진한다. 위안화 결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자 거래분부터 중국 위안화 직접결제를 시작한다. 대상은 한국 본사와 삼성전자 중국 법인 간 거래이며, 올해 수출입을 합친 위안화 결제 규모는 250억달러로 예상된다. 중국은 삼성전자 순매출액 중 17%(약 35조원, 2014년 기준)를 차지하는 중요 시장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성 시안과 저장성 쑤저우에서 각각 메모리반도체와 생활가전 공장을, 톈진시와 광둥성 하이저우에서는 휴대폰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협력사들도 위안화 결제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등 중국과 거래가 많은 계열사들도 위안화 결제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들도 위안화 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수출이 많은 정유업체들도 위안화 무역결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중무역을 하는 기업들은 그동안 결제 수단으로 98% 이상 달러화를 사용해왔다. 중국 교역업체에 위안화로 지급할 때도 원화를 달러화로 바꿨다가 다시 위안화로 지급해 불필요한 환전 수수료와 환리스크를 부담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서 국내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직접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에도 기업들은 기존에 익숙한 달러화 결제 방식을 고수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대기업들이 위안화 결제에 동참하게 되면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이 주거래은행을 통해 위안화 자금 네고를 신청하면 은행이 국내 청산결제은행인 중국계 교통은행을 통해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교통은행은 중국 인민은행이 지정한 청산결제은행이기 때문에 중국과 국내 은행 간 시장에서 기간과 금액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위안화 허브화 전략으로 한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대중국 무역액의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를 중장기적으로 20% 이상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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