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19일,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사기행각을 벌이던 279명의 대만 범죄용의자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필리핀에서 비행기 2대가 사용됐다. |
지난해 중국본토의 보이스피싱 피해규모가 107억위안(1조9,002억1,300만 원)에 달한 가운데 이 중 80% 피해금액이 대만에서 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펑파이뉴스(澎湃新闻)가 보도했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대만에는 약 10만명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고 있으며 대부분 동남아 및 중국을 상대로 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 사기조직의 범죄수법은 중국본토 범죄조직에 비해 더욱 교묘하고 치밀하며 전문성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누구나 한번쯤 받아본 "내가 누구게?"하는 보이스피싱전화는 중국본토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소행으로 사기피해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피해금액 추적, 사건해결이 가능한 범죄들이다. 이에 반해 대만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사기수법은 피해규모가 막대하고 사건해결이 힘들뿐 아니라 피해금액 추적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을 사칭한 전화, 개인정보 유출, 돈세탁 연루 등을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범죄 대부분이 대만 보이스피싱조직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얼마전 '완쥔(婉君)' 드라마로 중국인들에게 익히 알려진 대만 연예인 위샤오판(俞小凡)이 '상하이공안국'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걸려 무려 4000만대만달러(800만위안)의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해 네티즌들을 놀래게 했다. 이에 앞서 중국여배우 탕웨이(汤唯), 홍콩 배우 리뤄통(李若彤) 등도 똑같은 사기수법에 속아 수십만~수백만위안의 피해를 입었다.
중국경찰에 따르면, 대만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은 범죄수법이 치밀하고 전문성과 조직성을 갖추고 있다. 3800만위안 사기사건 발생 당시 이들은 불법 구매한 중국 본토의 17개 은행카드 3,607매를 사용해 20시간 동안 대만의 현금인출기 797대를 이용해 미친듯이 돈을 인출했다. 은행카드 1매당 해외 현금인출 한도가 1만위안이어서 계좌가 동결되기 전에 현금을 빼돌리기 위한 것이었다.
보이스피싱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납치극, 상금당첨, 돈세탁 연루 등 수법 외에 최근에는 당첨금을 먼저 입금한 후 사기를 치는 수법이 등장했다.
휴대폰 메시지로 20만대만달러에 당첨됐다고 통보한 후 전화를 걸어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상금을 곧바로 입금시키겠다며 접근, 피해자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진짜 20만달러가 계좌에 입금된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잠시후, 전화를 걸어왔던 여자가 울먹이며 실수로 개인소득세를 공제하지 않았다면서 4만달러를 돌려줄 수 없냐고 애원한다. 어차피 공짜돈 16만달러가 생겼는데 하는 생각으로 4만달러를 되돌려주면 어느새 보이스피싱에 걸려드고 만 것이다. 20만달러를 수표로 처리했기 때문에 실제 현금이 입금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 그동안 수표를 발행한 측히 입금을 취소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만다.
대만 '중화일보'는 '보이스피싱은 대만의 가장 깊숙하게 은폐되고 위해성이 가장 넓은 범죄행위로 거의 모든 가정용 전화, 휴대폰 사용자들이 보이스피싱 전화거나 메시지를 받았다. 최근 수년간 대만에서 사기행각을 벌이기 어려워지자 동남아나 중국본토에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대만의 치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공안과 대만경찰은 2009년 범죄 공동수사 협정이후 올 2월 28일까지 사기사건 56건, 관련자 5557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서 대만인이 3344명, 중국본토인 2162명, 기타 국적인이 51명이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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