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금융질서 새 판 짠다
한국은 27일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을 결정했다. 동맹국가인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8개월만에 가입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중국을 중심으로 짜여질 또 다른 글로벌 금융질서에 뒤처질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AIIB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는 미국과 일본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은행이다.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국가 순방 과정에서 공식 제안하고 지난해 10월 500억USD 규모의 AIIB가 공식 출범했다. 초기 자본금의 대부분을 중국이 출자(500억USD)하고 각국의 투자를 받아 1000억USD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AIIB는 주로 빈곤과 발전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아시아 지역 내의 금융 안정 촉진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진리췬(金立群) AIIB다자임시비서장은 AIIB의 대출 분야에 대해 인프라 분야 즉 에너지, 전력, 도로, 교통, 농촌 전력망, 농업 수리시설 등의 투자 외에도 제조업 분야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34개국 참여, 연말 정식 설립
AIIB 참여 국가는 아세안(ASEAN) 10개국을 포함 최근 3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와 스위스에 이어 한국도 가입을 선언했다. 호주도 가입의사를 시사해 총 35국 이상이 창립멤버로 포함될 전망이다. AIIB는 이달 말까지 창립멤버 신청을 마감하고, 정관 등에 대한 협상과 서명을 마친 후 올해 말에 정식 설립할 예정이다. 다수 출자국이 참여하는 만큼 아ㆍ태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있어 참가국의 경제적 수혜가 기대된다.
美日 주도의 국제금융질서 전환점
AIIB의 출현은 단순한 국제금융기구의 출범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주도의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일대 전환점이기도 하다. 금융계는 AIIB의 출범에 대해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추진을 위한 자금원 역할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또 중국 국내의 통신, 고속철, 전력, 원자재 등 관련 중국 기업들의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방안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미국과 일본은 세계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우방국의 불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ADB(아시아개발은행)와 대립각
최근 국무원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한 ‘중국발전고위층 포럼’에서 중국 재정부 장관이 ADB(아시아개발은행) 총재에게 "서방이 세운 규정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끈다.
나카오 다케히코 ADB 총재가 “AIIB는 기존 ADB의 모범사례(最佳实践)를 준수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며, 일련의 보호장치만 충분히 구축한다면, AIIB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설비 투자의 수요를 충분히 만족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로우지웨이(楼继伟)) 재정부 장관은 “AIIB는 개발도상국이 주도하는 기구의 의견을 보다 적극 검토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것”이라며, “서방국가에서 제기하는 규칙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며 미국과 일본이 설립한 ADB에 일침을 가했다.
한국지분 역내 4번째 예상
국은 아시아 지역의 지분율은 75% 중 6%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인 국제금융기구에서 갖고 있는 최대 지분율인 ADB의 5.06%보다 높다. 중국, 인도, 호주에 이어 '4대 주주' 등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중국이 50% 안팎의 지분을 가질 것으로 보여 중국의 지나친 독주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한국은 AIIB가 단순히 아ㆍ태지역의 인프라 건설을 위한 투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해당지역의 평화와 발전이 세계 평화와 발전에도 상당한 인과성 및 유기적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AIIB의 설립 취지의 구성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운영 원칙이나 지배구조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목표와 태도를 정할 것인지 비전을 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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