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의사의 항일정신 중국에도 알리겠다”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상하이지부 장종섭 회장
당신이 던진 폭탄은
원수의 가슴팍에서만
터진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가슴팍에도
터지고 잠들어 있던 온 세상
사람들의 가슴에도 터졌다
-신경림 시인의 ‘당신이 던진 폭탄은’ 中-
매년 4월이면 상하이교민들은 매화 향기가 그윽한 루쉰공원의 ‘매헌’을 찾는다. 윤의사가 폭탄을 던진 현장에서 그의 숭고한 독립의지와 항일정신을 가슴속 깊이 새겨본다. 신경림 시인의 시처럼 잠들어 있던 역사의식을 일깨워보는 시간이다.
오는 4월 29일은 윤봉길 의사 상하이 의거 83주기를 맞는다. 기념식과 청소년 백일장 시상식이 열리게 된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 특별한 자리가 될 것 같다.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상하이지부 2대 회장을 맡은 장종섭 회장은 30여명의 집행부와 함께 앞으로 2년을 이끌어 각오를 다지며 행사를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상하이지부 2대 출범을 축하드리며, 각오와 소감.
부족한 사람이 이러한 막중한 직무를 맡게 되어 한동안은 맘이 매우 편치 않았다. 가진 역량이 모자라 여러 차례 주저하였지만 한편으로 25세에 꽃다운 나이에 의거를 감당하신 윤봉길 의사님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 하나 해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에 다다르자 기꺼이 감당하게 되었다. 미력이나마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기까지 살신성인 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감사하고 이를 다음세대에 계승발전 시키는 일에 2년의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광복 해방 70주년을 맞은 올해 기념사업회 사업 중 가장 무게를 두고 추진하는 분야가 있다면?
윤봉길의사 의거 83주년 기념 ‘제12회 매헌 청소년 백일장’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12년차를 맞이하는 백일장은 작년에 화동지역으로 확대 실시한 것에 이어 올해는 전 중국지역으로 더욱 확대해 개최했다. 연변에서 홍콩에 이르기까지 여러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 동참하여 더욱 많은 학생들에게 윤의사님의 의거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윤봉길 의사님이 의거하기까지 상하이에서 움직인 발자취를 고증하며 이 루트를 청소년, 대학생 그리고 상하이에서 살아가는 현지 교민들이 함께 따라가 보는 여정도 계획하고 있다. 상하이가 주는 역사적 의미를 온몸으로 체험하면 그저 헛으로 살 수 없는 나날이며 인생임을 자각할 수 있을 것이다. 상하이이기에 가능한 행사들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한국 근대사에서 상하이 의거가 갖는 역사적 의의는 크다. 상하이 교민들에게는 교육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념사업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상하이지부는 올해로 이제 3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20세기 독립의 현장 이곳 상하이에 윤의사님의 의거가 일어난 지 80여년이 지나서야 이를 기념하는 단체가 생겼다는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늦은 만큼 감당해야 일 또한 매우 많다.
한국과 중국간의 수교가 20년이 넘어서자 교민사회에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 학생들도 매우 많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롤모델도 제시하며, 윤의사님의 항일정신을 중국인에게도 널리 알리며, 윤의사님의 활동한 지역이 이 곳 상하이이니만큼 이곳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자료들도 수집해나갈 것이다.
해외거주하는 교민 자녀들의 역사의식 고취를 위한 한 말씀.
저의 어머님은 어려서부터 저에게 ‘사람이 되어라’ ‘사람이 되어라’를 강조했다. 당시에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은 말씀이었다. 이미 사람인 제게 ‘사람’이 되어라 라고 하신다니….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어머니 당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점차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하나의 가르침은 5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저의 삶의 곳곳에 기준처럼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어렸을 때 어떠한 가르침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교육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에서 영어 수학이 성공의 열쇠가 되는 사회에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마치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뿌리없는 나무는 작은 바람에도 쉬이 뽑히듯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않는 사람은 쉬이 공허해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이미 누리고 있는 조국과 부모에 대한 감사는 역사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온전히 인식할 때 비로소 바람직한 인간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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