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가 사르르 흐르는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고기가 일품인 베이징 카오야. 예전에는 제대로 된 카오야를 먹기 위해 베이징에 가야 했지만, 요즘에야 췐쥐더(全聚德) 체인점이 중국 곳곳에 있어 어디서든 췐쥐더 베이징 카오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비스와 맛에 있어서 취안쥐더를 따라갈 만한 곳은 물론 없겠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가격으로 인해 이제는 쉽게 즐기기에 부담스러운 곳이 되어버린 취안쥐더.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들이나 상하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캐주얼하게 찾아가기에 안성맞춤인, 맛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인 베이징 카오야의 명가 ‘옌윈로우(燕云楼)’를 소개한다.
옌윈로우
北有全聚德,南有燕云楼
‘북에는 취안쥐더가 있고 남에는 옌윈로우가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옌윈로우는 상하이에서 베이징 카오야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오래전부터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상하이에서 제대로 된 베이징 카오야를 맛보고 싶다면 취안쥐더를 가라는 말이 전해져 왔다고 한다. 1936년 개업한 옌윈로우는 원래는 광동요리를 주메뉴로 하였으나, 베이징 카오야로 종목을 변경한 후 대성공. 이후 북경의 유명 요리사들을 스카우트해 조리법을 진보시켰으며 점차 유명세를 타고 메이란팡(梅兰芳), 궈모러(郭沫若) 등 유명인사들이 사랑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기세를 이어 옌윈로우는 전국 식품 박람 평가대회에서 여러 차례 금상을 거머쥐며 입지를 확고히 다졌고, 이제는 오랜 역사를 가진 베이징 카오야 명가로 중국인들에게 인식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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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윈로우 광시베이루점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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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윈로우 윈난루점 건물외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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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루점 1층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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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루점 2층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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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루점 2층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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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루점 2층내부 |
옌윈로우 실내 분위기
인민광장 근처 윈난루. 구태여 볼 일이 있는게 아니고서야 별달리 방문하지 않게 되는 거리지만 미식 거리(美食街)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거리 안쪽에 크고 작은 중국 로컬 레스토랑과 맛집들로 활기가 넘친다. 거리 안쪽으로 조금 더 걷다 보면 1921이라는 건물 건축연도가 적힌 언뜻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 눈앞에 나타나는데, 바로 이 건물 일 층과 이 층에 옌윈로우 윈난루 지점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이라 그런지 겉에서 보기와 다르게 다소 좁고 긴 내부 구조에서 그 세월이 느껴진다.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원목으로 군더더기 없이 소박하게 실내가 꾸며져 있다. 그 입구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상하이 레스토랑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음을 입증하는 간판이 무심한 듯 걸려있다. 식당 내부는 베이징 카오야 맛집답게 끊임없이 오고 가는 손님들로 정신없이 돌아간다.
옌윈로우 인기 메뉴
카오야
烤鸭(Kǎoyā) 小 49元/大 98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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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야 (烤鸭 小49원 大 98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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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야 (烤鸭 小49원 大 98원) |
옌윈로우의 인기메뉴는 단연 베이징 카오야. 이곳에서 취안쥐더처럼 요리사가 테이블 옆으로 와서 오리를 썰거나 멋진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과 같은 고급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반 마리에 49원, 한 마리에 98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 그리고 가격에 비해 적지 않은 양과 훌륭한 맛이 아쉬운 부분들을 모두 잊게 해준다. 단출하지만 깔끔하게 그릇에 담겨 나오는 베이징 카오야. 촤르르 흐르는 윤기를 보고 있으면 먹기도 전에 군침이 흐른다. 맛있는 베이징 카오야는 부드러운 고기, 바삭한 껍질 그리고 느끼하지 않은 맛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아름다운 갈색빛을 띄는 카오야를 입에 넣는 순간 생각보다 껍질이 바삭하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부드러운 고기와 씹을수록 담백하고 고소한 맛은 여타 맛집에 뒤지지 않았다.
오리탕
秘制全鸭汤(Mì zhì quán yā tang) 小 10元/大 16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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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탕 (秘制全鸭汤 小10 大16) |
이곳의 인기메뉴라고 하여 주문한 오리탕은 그 동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음식이라 반신반의하며 주문한 메뉴. 워낙 가격이 저렴해 사발 한 그릇 정도에 담겨 나오겠지 했던 생각과 달리 개인용 훠궈 냄비에 큼직한 오리고기 덩어리들이 들어간 탕이 제공되는 것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돈 10원에 이런 양의 탕이 나오다니, 마치 10년 전 상하이로 돌아간 듯한 가격이었다. 맛 역시 훌륭했는데 오랫동안 고기를 넣고 푹 고은 곰탕 같은 느낌이어서 계속해서 손이 갔다. 한 숟가락 한 숟가락 먹을 때마다 오리고기의 좋은 영양이 몸에 들어와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오리고기 특유의 향 때문에 비릴 수 있으니, 비린 음식에 유독 약하다면 이를 고려하여 주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게살 두부 요리
蟹粉豆腐(Xièfěn dòufu) 35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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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 두부 요리 (蟹粉豆腐 35원) |
딘타이펑이나 소남국과 같은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메뉴 – 게살 두부 요리. 옌윈로우의 다른 음식과 마찬가지로 저렴한 가격(35원)에 한 접시 푸짐하게 나오는 게살 두부 요리는 마파두부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매운맛은 빼고 게살을 첨가해 고소한 맛이 두 배로 가미된 요리다. 일반적으로 중국식 마파두부는 짜고 매워서 두부만 건져 먹어야 하는 것에 비해, 게살 양념이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아 두부를 숟가락으로 양념과 함께 듬뿍듬뿍 퍼먹으면 더욱 맛있다. 해물 잡탕밥처럼 밥에 비벼 먹어도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밥 도둑 메뉴였다. 간혹 게살 껍질이 씹혀 조금 거슬리기는 했지만 맵지 않고 담백하며, 두부와 게살의 영양가도 만점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적당한 요리다.
닭고기 요리
鱼香鸡米松仁(Yú xiāng jī mǐ sōngrén) 35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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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요리 (鱼香鸡米松仁 35원) |
궁바오지딩과 비슷하게 생긴 이 요리 역시 옌윈로우 인기 메뉴 중 하나다. 궁바오지딩과 다르게 생선 소스를 사용하여 해산물 향을 가미하였으며, 닭고기를 생선처럼 부드럽게 만들어 조리한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간이 많이 짠 편이라, 맥주 안주로는 적당할 것 같으나 쉽게 손이 가는 음식은 아니었다.
달콤한 연근 요리
密汁糖藕(Mì zhī táng ǒu) 15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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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연근 요리 (密汁糖藕 15원) |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연근을 설탕에 듬뿍 조려 달콤한 맛을 낸 요리다. 어른들이 먹기에는 단맛이 강하지만 오리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주문하거나, 식전 요리 또는 디저트처럼 먹으면 괜찮을 것이다. 이 외에도 옌윈로우에는 다양한 요리가 저렴한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으니, 베이징 카오야가 그리운 날이라면 부담 없이 찾아가 여러 가지 중국음식들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의 맛있는 베이징 카오야를 맛보기 바란다.
옌윈로우 제대로 즐기기 Tip
·디엔핑 등 할인 사이트에서 세트메뉴 할인 딜이 자주 등장하니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광시베이루 점은 윈난루점에 비해 규모도 훨씬 크고, 인테리어며 서비스가 더욱 세련된 편이다. 여러 인원이 방문하거나 조금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원한다면 광시베이루 점을 추천한다.
옌윈로우 상하이 지점
·윈난루점: 人民广场云南南路100号
·광시베이루점: 南京东路广西北路288号8-9楼
·커쉐후이탕점: 淮海路思南路31号5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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