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생산량 7500대에서 2만대로 2배 이상 늘려 중국 내수시장 공략"
국내 1위 엘리베이터 제조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오는 9월 두번째 공장을 증설한다. 중국은 글로벌 엘리베이트 시장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오는 9월 중국 상하이 칭푸구에 제2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324억원을 투자한다. 신규 설립되는 제2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7000대 가량이다. 기존의 제1공장과 더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연간 2만대 생산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을 본격 공략하게 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상하이 제2공장 설립은 지난해부터 추진돼왔다. 하지만 지난해말 현지 땅값이 뛰면서 투자 금액과 시기를 두고 저울질해오던 현대는 최근에야 구체적인 투자 일정을 확정했다. 자금은 지난달 결정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93년 중국 기업인 신달과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상하이현대전제제조유한공사와 제1공장을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상하이 제1공장의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은 1만3000대 규모다. 하지만 현대는 이 중 절반 수준인 7300여대만을 생산해 절반은 동남아에 수출하는 수출기지로만 활용했다.
현대가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을 준비한 것은 2011년부터다. 국내 시장의 신규 수요가 사실상 정체상태에 머물러있고 유지보수 외에는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해외 공략이 필수적이었다. 2012년 현대는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해 상하이 공장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이천공장에서 수출 및 국내 시장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는 지난해 신달이 보유하고 있던 상하이법인의 나머지 지분 50%를 모두 인수했다.
중국은 연 7%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 덕분에 초고층 건물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에 신규로 설치된 승강기가 80만대 수준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60만대가 중국에 설치됐다. 현재 중국 승강기 시장은 핀란드 코네, 미국 오티스, 일본 미쓰비시가 '빅 3'로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의 점유율은 5% 미만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중국에는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유수의 승강기 제조업체가 뛰어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면서 "연간 신규 설치 수요가 50만대를 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승강기에 대한 유지보수도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공략해야 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세계에 누적 설치된 승강기 대수는 약 1300만대며 이중 26%가 중국에 몰려있다. 중국은 신규 설치 수요가 많아 유지보수 시장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다. 현대는 지난해 국내 업계 최초로 유상관리 승강기 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서며 유지보수에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현대는 24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승강기 상태를 원격관리하는 HRTS(Hyundai Real Time Service)를 통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유상보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연간 매출액으로 사상 최대인 1조3322억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액 3029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미국의 오티스, 독일의 티센크루프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점유율은 44.5%로 티센크루프(19.5%), 오티스(12.2%)에 월등히 앞서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국내 수익기반 및 글로벌 미래시장을 위한 사업역량을 올해 주요 경영방침으로 세웠다"면서 "이를 위해 초고속엘리베이터 시장 공략과 해외시장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으로 확보를 중점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저작권 ⓒ 뉴스1 주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