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9배, 벌써 1000명 돌파...간소한 절차, 저렴한 비용, 자국서 교환가능 '이점'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외국인도 급증하고 있다. 연말이면 제주에서 신규 면허를 발급 받은 외국인이 연간 2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4일 도로교통공단 제주면허시험장에 따르면 2015년 5월말 현재 제주에서 신규 면허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1093명, 자국면허를 한국면허로 교환한 외국인은 111명에 이른다.
연도별 발급인원은 2010년 122명에서 2011년 210명, 2012년 263명, 2013년 474명, 2014년 1141명으로 4년사이 9배 넘게 늘었다. 올해 5월말에는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이중 90% 가량은 중국인이다. 연도별 제주지역 중국인 면허 발급인원은 2010년 67명에서 2011년 117명, 2012년 169명, 2013년 331명, 2014년 991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자국면허를 한국면허로 교환하는 외국인도 2010년 85명에서 2011년 116명, 2012년 207명, 2013년 352명, 2014년 484명, 2015년 5월말 현재 111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중국인들의 신규 면허발급 증가는 국내면허 발급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시간과 비용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국면허가 있더라도 국내면허를 다시 따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차를 몰려면 면허증이 필요하다. 방법은 세 가지다. 자국면허증을 통해 국제면허증을 발급받거나 면허 교환, 그리고 신규면허를 발급받는 방식이다.
▲ 제주운전면허시험장에 국내 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찾은 중국인들. 최근 국내 운전면허시험 간소화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면허발급이 크게 늘고 있다.
‘도로교통에 관한 국제협약’에 따라 제네바, 비엔나 협약에 가입된 국가의 운전자는 한국 면허증을 발급받지 않고도 1년 이내 운전할 수 있는 국제면허증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한국과 자국의 운전면허증을 상호 인정하기로 협약한 국가의 경우 자국 면허증을 한국 면허증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이마저 안 된다면 한국에서 면허증을 신규로 발급받을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제네바, 비엔나 협약 가입국에 해당되지 않아 국제면허증 발급이 불가능하다. 자국면허를 한국면허로 교환할 수 있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수수료도 비싸다.
때문에 제주에서 운전하려는 유학생이나 관광객의 대부분은 한국면허 시험을 치른다. 제주운전면허시험장을 이용하면 약 6만7000원의 비용만으로 면허취득이 가능하다.
필기시험과 기능, 도로주행의 시간이 맞는다면 단 하루만에 면허를 취득할 수도 있다. 시험은 중국어로 치러져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제주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외국인의 경우 여권 내 체류기간 안에는 자유롭게 면허시험을 볼 수 있다”며 “국내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중국인의 면허응시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간편한 면허시험 절차를 이용해 도내 운전전문학원에서 조직적으로 면허증을 발급받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수강시간 이수 등을 지키지 않는 사례도 있다.
중국 현지의 면허증 발급비용은 70만~80만원 정도다. 발급시간도 6개월에서 1년사이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도내 운전전문학원에서는 절반가격으로 가능하다. 기간도 일주일 정도다.
제주에서 한국면허증을 취득할 경우 중국 현지에서는 이론시험만 치르면 자국면허로 교환해 준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유학생들이 너도나도 운전전문학원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기 체류 관광객이 면허증을 취득하면 제주에서 렌터카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업체별로 실제 운전가능 여부를 판단해 차량대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 관광객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하는 제주특별법 5단계 제도개선을 추진했지만 국회 상임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들 관광객도 제주에서 시험을 통해 국내 면허증을 발급 받는다면 체류기간에 관계없이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
렌터카업체 관계자는 “중국인이 렌터카를 빌리는 사례가 있다. 문제는 안전”이라며 “운전 경력여부를 따지고 실제 시험운전을 하게 한뒤 대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저작권 ⓒ 제주의 소리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