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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피그말리온 효과

[2015-06-24, 10:58:29] 상하이저널

-누군가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과 기대

 

집안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책장 구석에 꽂혀 있는 큰 아이의 초등학교 때 일기장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맞춤법도 틀린 일기를 보니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6학년 때까지의 일기를 모두 읽어 보게 되었다. ‘이런 일도 있었구나, 우리 아들에게 이런 면도 있었네’ 하며 즐거운 추억 놀이에 빠져 들었다. 그 때 일기장에서 양파 실험 이야기를 보았다. 내게도 무척 흥미롭게 여겨졌던 실험이라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일이었다. 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양파 키우기’ 실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서로의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 주신 일이 있었다. 실험의 내용은 이랬다.


크기가 일정한 양파 세 개를 물이 담긴 비커에 담아 키운다. 양파는 각각 교실의 다른 위치에서 키워지게 된다. 그런데 이 양파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다.


첫 번째 양파는 ‘칭찬 양파’이다. 아이들은 이 칭찬 양파에 칭찬의 말을 해야 한다.
“너는 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너는 냄새도 좋네.”
“너는 이름도 예쁘네.”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보이며 칭찬의 말을 건네주는 것이다.


두 번째 양파는 ‘미움 양파’이다. 이 양파는 아이들로부터 미움을 받는다.
“너는 왜 이렇게 못생겼니?”
“너는 그냥 미워.” 등의 부정적인 말을 듣고 자라게 된다.


세 번째 양파는 ‘무관심 양파’이다. 아무도 이 양파에게는 칭찬은 물론 나쁜 말도 하지 않고, 심지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이런 규칙으로 양파를 한 달 동안 키운 뒤에, 어떤 양파가 가장 잘 자랐는지 비교해 보는 것이다. 나는 아들을 통해 이 실험 이야기를 듣고, 칭찬 양파가 가장 잘 컸을 것이고, 그 다음은 무관심 양파, 미움 양파의 순으로 자랐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내 예상과는 달리 무관심 양파가 가장 작았다.


선생님께 여쭤보니, 해마다 아이들과 양파 키우기를 하는데, 항상 무관심 양파가 가장 작다는 것이다. 미움을 받고 자라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한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해마다 양파 실험을 하신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서로 미워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서로 관심을 가지고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 실험을 통해 깨닫게 해 주고 싶으셨다고 하셨다. 선생님께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나는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칭찬과 긍정의 말을 하며 지냈는지 반성해 보게 되었다.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와 낙인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자신이나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이다. 반대로 낙인효과는 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면 그 후의 행동은 낙인이 찍힌 그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이론이다.


양파도 칭찬의 말을 들으면 훨씬 잘 자라는데, 하물며 사람은 어떠하겠는가!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나의 이웃들에게도 피그말리온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들을 많이 해야겠다.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반드시 미래에 그 일이 이루어진다’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금언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며,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말들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산호수(samsim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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