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독자투고]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2015-06-24, 11:05:46] 상하이저널

[독자투고]
일생에 단 한 번, 남자가 사랑할 때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요약한국 | 드라마 | 2014.01.22 | 15세이상관람가 | 120분 감독한동욱 출연황정민, 한혜진, 곽도원, 정만식
한국 | 드라마 | 2014.01.22 | 15세이상관람가 | 120분
감독 한동욱
출연 황정민, 한혜진, 곽도원, 정만식
 

한가한 주말 오후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황정민이 주연인 것을 보고 영화소개나 예고편도 보지 않고 망설임없이 클릭했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이 아닌가!
시장통을 전전하며 빚을 수금하는 사채업자 태일 (황정민)은 나이가 마흔인데도 형네 집에 얹혀 사는, 장래가 불투명한 양아치이다. 돈을 받아낼 때는 피도 눈물도 없는 태일은 상대가 목사라고 해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호정(한혜진)은 아버지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그 돈을 받아내러 병원으로 찾아온 태일과 마주친다. 태일은 아버지가 죽을 경우 니가 돈을 대신 갚아야 한다며 호정에게 사인을 하게 하지만 자꾸 호정이 신경 쓰이고 눈앞에 아른거린다. 평생 사랑이라고는 모르던 이 남자, 사랑에 빠진 것이다. 겉보기엔 거칠고 독한 것 같은 태일의 내면은 실상은 어린애처럼 순수하고 여리다.

 

태일은 호정에게 자신과 함께 매일 한 시간씩 만나서 걷고 이야기하고 밥을 먹는 소위 데이트를 하면 돈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호정은 내키지는 않지만 어쩔수없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어이없고 황당하고 유치하기까지 한 이 남자의 사랑공세에 호정은 그의 진심을 보아내고 서서히 마음을 연다. 여기까지는 가벼운 로맨스 멜로영화로 느껴질 수 있다.

 

태일은 깡패생활을 접고 호정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두목 두철은 쉽게 태일을 놔주지 않는다. 호정에게 가게를 꾸려주고 싶었던 태일은 마지막으로 한 건만 하라는 두철의 제안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다시 손을 대는데 결국 경찰에 잡힌다. 교도소에 들어간 태일은 자신이 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생을 살아야 하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호정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태일을 오해하고 교도소에서 나와 2년만에 다시 자기 앞에 나타난 태일을 쌀쌀하게 대한다.


“나 없어도…… 걔 만나면 잘해줘야 해 아버지…… 걔가 아버지가 없어. 그러니깐 아버지가 아버지 좀 해줘…… 아버지 아들이 진짜 사랑하는 여자야.” 이것은 태일이 라면을 먹으며 울면서 치매걸린 아버지에게 혼잣말처럼 하는 부탁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지 못하게 된 태일이는 가슴이 미어진다.


맞선을 보는 호정을 멀리서 지켜보며 웃음을 짓는 태일이, 뒤늦게 태일의 상황을 알게 된 호정이 태일이와 만나 오열을 하는 장면은 눈물 없인 차마 볼 수 없다. 그렇게 호정은 태일의 곁에서 그의 마지막을 지켜준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인생에 단 한 번, 한 남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의 이야기를 다룬 멜로 영화지만 따스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 삼촌의 돈을 뜯어내는 조카, 시동생 (태일)에게 묘한 감정을 갖고 있는 형수, 그것을 질투하는 형…… 좁은 집에서 서로 부대끼며 대화를 할 때마다 육두문자가 튀어나오고 심지어는 몸싸움까지 번져지는 흔하디 흔한 가족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이 영화는 몇 번이고 나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태일이가 죽었을 때 태일이 형이 장례식장에서 “저게 참 하다 하다 죽어서 형한테 절까지 시키네”라고 말하며 오열하는 장면, 엔딩부분에서 한혜진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한혜진이 우는 장면......모든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지지만 사랑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이 영화는 사실 뻔한 스토리이다. 삼류건달이 착한 여자를 만나서 개과천선하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이처럼 흡인력이 있는 것은 주연으로 열연한 황정민과 한혜진은 물론이고 태일의 가족으로 출연하는 조연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 이 영화에 현실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어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눈물샘이 고장난다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점점 감동이 적어지고 무덤덤해지는 요즘, 감동과 재미를 한꺼번에 선사하는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가족과 함께 봐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봐도 좋을 영화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남자의 사랑을 받아보고 싶은 로망도 생길 것이다.

 

이 영화는 <신세계>의 감독 한동욱이 다시 황정민과 손잡고 찍은 영화인데 2014년 1월에 개봉하였고 누적관객수가 197만명이다. 액션과 코믹, 멜로가 잘 어우러진 이 영화는 뻔한 스토리임에도 디테일한 상황, 한 마디도 불필요한 대사가 없는 장면에 딱 들어맞는 명대사들, 그리고 배우들의 명품연기로 한결 빛났다.

 

곽미란 grace_kwak@163.com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아줌마이야기] 피그말리온 효과 2015.06.24
    -누군가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과 기대   집안 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책장 구석에 꽂혀 있는 큰 아이의 초등학교 때 일기장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삐뚤빼뚤한..
  • 지필고사 없이 대학 가기 hot 2015.06.24
    서류나 면접(혹은 서류+면접)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전형을 살펴보자. 동일 대학이라도 모집단위나 지원자격(3년/12년)에 따라 전형요소가 다른 관계로 지필고사..
  • 上海 월 임대료 1960만원 호화주택 출현 hot 2015.06.23
    상하이 화이하이루(淮海路)에 월 임대료가 무려 11만위안을 호가하는 호화 임대주택이 출현해 화제다.중국이 올 들어 부동산 구매제한을 완화함에 따라 대량의 중고주택..
  • 중국 극빈곤지역, 쌀밥 고기반찬은 '사치' hot 2015.06.23
    중국의 극빈곤층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가축과 한 집에 살고 1년에 고기를 3번만 먹을 정도로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3일 신화통신은 "중국...
  • 40년 된 강시(僵尸)고기가 우리 식탁에? hot 2015.06.23
    유통기한이 지나고 변질된 냉동 육류들이 중국 전역으로 팔려나가 충격을 주고 있다.23일 신화망(新华网) 보도에 의하면,  외국에서 유통기한이 훨씬 지난..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3.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4. 마음만은 ‘국빈’, 江浙沪 국빈관 숙..
  5.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6.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7.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8.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9. 가을은 노란색 ‘은행나무’의 계절
  10.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경제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5.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6.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7.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8.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9. 중국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 연 생산..
  10.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4.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5.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문화

  1.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상하이 가..
  2.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3.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4.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5.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6.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3.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4.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5.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6.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