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모르는 중국시장이야기]
중국 영·유아상품관련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왜 지금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한국화장품이나 한국패션, 한국식당이 아닌 영·유아관련 상품을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택했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유아동상품을 사업아이템을 택한 이유는 매년 1600만명 이상 태어나는 중국 유아동 시장의 규모와 무관하지 않겠다.
시장규모만 하더라도 2억위안(약350조)에 육박하므로 어떤 시장보다 큰 시장이다. 그리고, 조금만 연령대를 확대하여 10대초반까지 아동시장으로 산정하면 시장규모는 중국전체시장규모의 25%나 차지하게 되는 어마어마한 시장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하지만, 시장규모와 별개로 영·유아시장은 중국시장만의 특징인 구매 객단가에 비밀이 숨어 있다.
구매객단가는 한 사람이 일반상점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하는 단가를 이야기 하는데 여기에 중국시장만의 특별한 가족구조로 인한 소득 즉, 가족소득이 적용된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처음 출시하여 그 가격이 무려 5000위안 할 때 당시 대학생의 한달 용돈이 1,000위안 정도였고, 대졸 신입사원의 월급이 2500위안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폰이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안되어 대부분의 신입사원들 손에 아이폰이 들려 있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당시에는 한국에서처럼 할부구매라는 개념도 없는 상황이라 현금을 다 주고 구매하지 않으면 안되는 때였으니 월급의 두 배나 되는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한 푼도 안 쓰고 두 달을 모아서 사야 되는 상황이라 도저히 계산이 안되었다.
회식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신입사원에게 물어봤다. 대답은 의외로 너무나 쉽게 풀렸다. 가족들이 취업기념으로 사 주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엄마아빠 수입이 정해져 있는데, 선뜻 계산이 안되어서 머뭇거리고 있으니 상세하게 다시 설명해 주는데, 선물은 엄마, 아빠가 아니라 아이폰은 ‘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외할아버지+외할머니’가 각각 몇백 위안씩을 내어서 이 귀한(?)손주, 자녀에게 선물한 것이다. 물론 몇 백위안이 작은 돈은 아니었지만, 한 집안에 하나밖에 없는 손주에게 취업선물로 졸업선물로 해주는 것은 그렇게 큰 일은 아닌 것 이었다.
여기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 중국소비자 가족소득과 구매력에 대한 부분이다. 일명 두 개의 지갑이다. 한국의 경우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한 가족의 소득은 대부분의 가장의 소득과 크게 차이가 없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장의 소득을 중심으로 부가 소득 정도이지만, 중국의대도시 가정은 대부분이 맞벌이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득의 규모도 차이가 확연하다. 그리고 젊은 부부의 경우에는 그 부모 즉, 아이의 할머니 할아버지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55세에세 60세에 정년퇴직을 하게 됨으로써 자녀가 출생할 즈음의 아이를 위한 소비를 할 수 있는 한 가족의 소득은 ‘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외할머니+외할아버지’의 소득이 된다.
그러므로 유아동 용품의 경우 소비수준은 다른 상품단가 보다 훨씬 높게 측정이 된다. 가장의 소득뿐만 아니라 가족의 소득이 더 해지기 때문에 당연히 구매단가가 높아질 수 없는 구조가 된다. 한국기준에서 바라보던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실제 판매되는 구매력의 차이는 여기에 있으며, 국민소득 만불도 되지 않는 시장에서 백만원을 호가하는 유모차가 팔리고 수입분유 한 통이 8만원이상(400위안대)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중국소비자의 시대, 우리는 중국소비자들의 두 개의 지갑을 노려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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