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한국으로 열린 지갑, 중국으로 닫힌 지갑

[2015-07-29, 12:15:22] 상하이저널
[신동원의 상하이리포트]
한국으로 열린 지갑, 중국으로 닫힌 지갑

알리페이가 한국을 상륙한다. 알리페이를 가진 중국인들은 한국에 와서 자유롭게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게 됐다. 편의점 2만곳과 백화점 결제가 가능하고, 한국내에서 지속적으로 가맹점을 넓힐 예정이다. 중국인의 지갑을 열고 싶은 가맹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분위기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그렇게 노력했어도 유행되지 못했던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중국기업 알리바바를 통해 한국에서 실현될 전망이다. 막상 토종기업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결제 서비스는 시장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 역시 이용자 수가 무기였을까?

마윈이 만난 경제부총리, 한국인이 만나기 어려운 중국 고위공무원

이런 빅딜이 성사되기까지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노력이 있었다. 한국의 경제부총리를 만나고 한국의 정치인들과 지속적인 꽌시를 맺어온 것으로 보도되었다. 마윈이 받은 큼지막한 선물은 어쩌면 한국 정부의 정치적인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일개 인터넷 기업이라고 치부하기엔 알리바바가 워낙 큰 글로벌 기업임은 틀림이 없다. 나스닥에 상장후 시가총액이 170조원에 달하고, 알리페이의 사용자가 9억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큰 손을 마다하기 어려웠을 거다.

그런데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가 중국 중앙정부의 부총리급을 만날 수 있을까? 시정부의 부시장 정도를 만날 수 있는 게 최대한이지 않을까? 그조차도 큰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피상적인 미팅일 확률이 높다.

중국의 규제주의 한국의 개방주의

중국은 늘 한결같았다. 외국기업이 인터넷, 문화, 금융 등 국가의 핵심산업 분야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국민과 자국 산업을 보호해 왔다. 그로 인해 글로벌의 무수한 서비스들과 선도적인 기업들이 중국 로컬기업과의 합자를 하게끔 유도했다. 부동산도 적절하게 통제하여 외국인들이 함부로 오피스 임대 사업을 못하게 했고, 자택 구매도 1채로 제한했다. 지난 11년간 중국에서 봐 온 중국의 대 외국인 정책은 참으로 한결같고도 완고했다.

그렇게 자국 기업과 자국민의 경제력이 올라오면 서서히 규제를 푸는 게 중국만의 규제정책이다. 그러한 국가의 도움으로 수많은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탄생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평안보험 등. 중국 정부가 외국인의 두 팔을 뒤에서 잡아주는 사이에 중국의 로컬 기업들을 약진을 했다. 그리고 이제 중국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실력과 자본을 확보했다.

그런데 한국은 왜 이리 쉽게 문을 여는 걸까? 단기적인 경제 이익 때문일까? 계산을 잘 못해서 일까? 제주도의 땅을 그렇게 쉽게 내어 주는 것은 정책의 부재이다. 모든 정책은 내국인용과 외국인용이 달라야 한다. 만약 중국이었다면 50년 정도 땅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만 팔았을 거다. 중국인이 땅을 사면 그 위에 무엇을 지을지 알 수가 없다. 상가를 올리면 바로 내국인 상가들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이번 알리페이의 한국 상륙도 같은 시각에서 봐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국부에 도움이 되는 조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 기간 산업의 하나인 결제 산업을 외국 기업에 개방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유력한 중국 기업이 개방을 요구해 오면 형평성 때문에 또한 개방해야 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내에 있는 한국인은 알리페이를 잘 사용하지 못한다.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상당수가 거부를 당하고 있다.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에게는 중국 내 신용카드도도 거의 발급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본국으로 도망갈까봐서 일지도 모른다.

중국내에 결제 서비스를 가지고 제대로 상륙한 글로벌 기업은 없다. 모두가 유니온페이나 알리페이(알리바바의 결제시스템), 텐페이(텐센트의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에게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국민을 위해 필요한 규제, 실리주의 외교

세계의 유력한 국가들 모두와 FTA를 체결한 나라는 거의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는 한국의 진취적인 성향이기도 하고 개방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는 태생적 이유도 있다. 이건 대한민국 정부가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안에서의 경제정책은 달라야 한다.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규제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좀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자국민의 산업과 자국민의 경제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폐쇄를 하는 것은 더 나쁜 선택일 수 있지만, 중국 방식으로 반은 풀어주고 핵심은 꼬옥 쥐고 있는 애매모호한 개방주의가 어떨지 모르겠다.

또한 중국의 고위 지도자들이 해외 국가를 방문할 때 유력한 기업들의 대표들이 동행을 하는데, 한국은 아직도 00단체장, 00협회장 등이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상대는 그 분야를 너무 잘 아는 선수들인데 우리쪽은 공익성도 다분하고 두리뭉실하게밖에 모르는 단체장이라면, 협상의 결과가 너무 뻔하지 않은가? 무엇을 내어줄지 무엇을 얻을지를 처음부터 전략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히든 카드를 함부로 꺼내서는 안되고, 상대의 카드에 대응하는 카드를 내 밀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협상과 상술의 달인인 중국에게 늘 손해 보는 외교가 될 거다.

중국과 향후 50년 동반자가 되어야 할 대한민국이지만, 좀 더 지혜로운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를 통해 자국민에게 장기적인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1

  • 아이콘
    dkslausakfrh 2015.08.07, 17:25:37
    수정 삭제

    아직도 내용 없는 글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중국내 외국인유학생 7년새 26배 증가 hot 2015.07.29
    중국에 와서 여름방학을 보내는 유학생들이 많아졌다. 2008년 일본, 한국의 25여명 유학생들과 교수들이 상하이에 교류연수를 왔었는데, 2015년 현재 백여 개...
  • 황푸강 12번째 천타대교(辰塔大桥) 연결 hot 2015.07.29
    황푸강을 건너는 천타고속도로(辰塔公路) 대교 연결이 성공적으로 진행중이며 연내 준공, 개통될 예정이다. 원래 건설중인 대교 북쪽 송장지역에서 대교의 남쪽 마오강전..
  • 차량 번호판 위법 단속강화, 벌금 최고 5000元 hot [1] 2015.07.29
    자동차 번호판 관련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 적발 시 벌점 12점, 벌금 최대 5000위안의 처벌이 내려진다. 1.번호판을 달지 않은 경우 벌점12점. 벌금 200위..
  • 표절논란 혁오밴드…이번엔 오혁 국적논란 '중국인?' hot [4] 2015.07.29
    표절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혁오밴드가 이제는 리더 겸 보컬 오혁의 국적 논란에 휩싸였다. 오혁이 중국국적의 중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새삼 불거졌다.지난 3월 혁오밴..
  • 중국, '기내방화 초래' 타이저우 공항 일시 폐쇄 hot 2015.07.29
    중국 남부 광저우(廣州)의 바이윈(白雲)공항에서 발생한 기내 방화 미수사건으로 보안체계에 허점을 드러낸 타이저우(臺州) 공항에 대해 잠정 폐쇄조치가 내려졌다.29..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3.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4. 마음만은 ‘국빈’, 江浙沪 국빈관 숙..
  5.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6.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7.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8.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9. 가을은 노란색 ‘은행나무’의 계절
  10.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경제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5.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6.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7.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8.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9. 중국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 연 생산..
  10.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문화

  1.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상하이 가..
  2.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3.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4.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5.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3.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4.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5.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6.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