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10일 상하이, 베이징, 충칭 등 9개 성(省,市)의 시중은행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담보로 재대출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기존 산동(山东)과 광동(广东) 지역에서만 시행해오던 대출채권 담보 재대출 제도가 총 11개 지역으로 확대되었다고 중국언론은 전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일부에서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대신해 7조 위안의 자금을 시중은행에 방출함으로써 ‘중국판 양적완화(QE)’가 가동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출채권 담보 재대출이란, 은행이 현행 보유한 대출채권을 담보로 중앙은행에서 새로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대출항목에 대한 평가를 통해 기준에 합당할 경우에만 담보로 삼는다. 시중은행은 새로운 자금확보로 사회 유통되는 통화량이 증가해 소비투자 및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 대출채권을 담보로 중앙은행에서 저리자금을 받고, 이 자금을 기업에 대출함으로써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기초통화의 공급을 늘려 시장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높인다는 분석이다. 또한 은행들의 전반적인 자금이 풍족해져 시장금리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
전문가는 “이론적으로 대출채권 담보 재대출은 금융상품의 혁신으로 기초통화 증가에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중앙은행은 지금까지 기초통화량 확대 방식으로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를 실시해 왔다. 인민은행은 작년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1.4%포인트 낮췄고 은행 지급준비율도 세 차례 인하했지만, 경기부양 효과는 크지 않았다.
원리쥔(温丽君) 남경증권연구원은 “이번 정책은 중앙은행의 담보물 관리를 개선하는 주요조치로 통화정책 조작의 효율성과 민첩성을 높여 지방법인 금융기관의 담보조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즉 소액기업대출 지급을 확대하고, 사회금융 비용을 낮추어 실물경제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실물경제가 침체된 배경에서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는 유동성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정부의 이번 발표에 중국시장이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13일 상하이지수는 100포인트 넘게 오르며 33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단위의 대출 증가는 부동산 시장에 유익하겠지만, 미치는 영향은 낮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동산시장에는 자금이 부족하지 않고, 부동산 대출경로가 이미 지나치게 방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거시경제가 여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기업 수익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성 수요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으로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탓에 기업들이 여전히 은행대출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은행이 담보로 맡긴 채권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인민은행이 그 위험을 함께 떠맡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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