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면세점, 일본 백화점, 독일 공항 면세점......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중국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는 점이다. 중국의 해외여행자수 및 구매력이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5일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가 보도했다.
2014년 중국 본토의 해외여행자수는 1억900만명이었고 해외 지출은 동기대비 28% 증가한 1648억달러였다. 올해는 여행자수가 1억2000만명으로, 해외소비는 1940억달러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인들이 해외 쇼핑에서 쓰는 돈은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이다.
일본관광협회 통계에 의하면 올해 10월 연휴기간 약 40만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았으며 이들 대부분이 쇼핑 위주의 관광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동안 중국관광객이 일본에서 사용한 돈은 52억위안(9290억원)에 이른다.
구매물품도 초기에는 국내시장과 가격차이가 크게 나는 명품들에만 집중됐으나 현재는 팩, 치약, 의약품 등과 같은 일상용품으로 확대됐다. 일본의 한 면세점은 일용품을 싹쓸이하는 중국관광객들때문에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하기도 했다.
스페인 등 유럽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각종 취사도구며 빨래비누, 키친티슈, 어린이 완구 등이 모두 중국관광객들의 구매물품 대상들이다. 일용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국내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품질이 좋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때문이다. 가짜 저질 제품문제가 심각한 국내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것이 한 원인이다.
특히 해외쇼핑이 더는 한번에 끝나는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소비현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에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국내 소비는 잔뜩 위축이 돼있는데 돈들이 해외로 줄줄 새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에서 쇼핑해온 물품을 다 쓰고나면 외제에 단맛을 들인 소비자들이 또다시 구매대행이나 인터넷직구, 지인에 부탁하는 등 방법으로 해외에서 물건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구매대행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외 쇼핑으로 지출되는 돈의 절반만 중국에서 사용하게 한다면 국내소비 성장률이 1%p 증가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편, 중국소비자들의 해외 구매열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주로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품질 ▲여러가지 제한이 많아 이용이 불편한 국내면세점에 비해 제품종류, 가격우세, 품질 등에서 월등히 앞서는 해외면세점 ▲업그레이드 된 소비자 요구에 국내 산업이 부응하지 못하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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