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 _ 문화•역사•봉사 함께 하기
①채움_인문의 향기, 한국적 문화
②배움_우리의 역사
③나눔_교민사회 봉사_2
청지봉은 2011년 9월 당시 상해중학에 재학중이던 정의현 양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5년째 매주 일요일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모여 홍췐루와 진후이루의 쓰레기를 줍는다. 매주 2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 중 한국 학생은 10명 내외. 한국인도 중국인도, 학생도 학부모도 ‘지역에 봉사하고 소통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쓰레기 줍기 외에도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양로원 방문, 작은 음악회 개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지봉의 시작부터 함께 해온 김유빈(상해한국학교 10) 학생은 차분하고도 야무지게 청지봉을 소개했다.
변검 대사의 깜짝 공연
쓰레기 줍는 청지봉 자원봉사자들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청지봉 활동
김유빈 양의 아버지는 청지봉 창단 이후 지금까지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정의현 양의 부탁에 응해 청지봉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것이다.
“당시에는 자주 나가진 않았는데 이듬해부터 꾸준히 참여하게 됐어요.”
청지봉 활동은 그렇게 시작됐고, 어느새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5년, 고사리 손으로 쓰레기를 주워 담던 초등학생이 의젓한 고등학생이 되기까지의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쓰레기 줍기만큼 값진 토론 시간
쓰레기를 다 줍고 나면 학생들은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보통 30분 정도 하지만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있을 때면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텀블러 사용하기 캠페인으로 ‘쓰레기를 줍는 것에서 그치면 의미가 없다. 근본적으로 줄여보자’는 뜻에서 시작했다. 학생들은 후원을 받은 텀블러에 직접 로고를 디자인해 새겼고, 에코 라이프스타일 페어에 참가해 판매했다. 올해도 참가해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청지봉의 든든한 힘 서포터즈
프로젝트는 전적으로 학생들이 주관해 진행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믿고 지지해주는 서포터즈가 있다.
“어른들은 보통 한 발 뒤로 물러나 주시는 편이에요. 한국인 4분과 중국인 2~3분이 서포터즈로 도움을 주고 계세요. 주로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해) 손을 벌려야 할 때 찾아가죠.” 민망한 듯 웃더니 이내 다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서포터 분들은 저희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중국 변검 전문가께서 깜짝 변검 공연을 보여주신 일이 있어요. 또 저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서예가를 초청해 그 분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고 붓글씨를 쓰시는 걸 본 적도 있어요.”
봉사 후 찾아온 변화
5년 전의 유빈 양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하지 못했다. 그런데 쓰레기를 줍고 나면 필수적으로 2~30명 앞에서 얘기를 해야 하니 곤혹스러웠을 터.
“창피를 당하기는 싫으니 친구들 앞에서 할 말을 준비해 갔어요. 이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말하기 능력이 크게 향상된 걸 느껴요.”
또 하나의 변화는 봉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것이다. 처음에는 ‘봉사=봉사시간’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봉사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스스로 알람을 맞추게 됐다.
“이런 얘기를 토론 시간에 한 적이 있는데 다른 친구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해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동참하는 친구들 늘어나길
처음 세 명으로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한때 2~30명이 모이던 것에 비하면 참여인원이 아쉽기만 하다.
“서포터 중 한 분인 정운용 간사님이 항상 말씀하시길 ‘한 사람이 선한 영향력을 세 명에게 나누면 세상이 바뀐다’고 해요. 그래서 한 두 명씩 데리고 오면서 지금의 인원이 됐어요. 지금은 한참 많았을 때에 비해 인원이 많이 줄어 아쉽고 가끔은 북적대던 그때가 그립기도 해요.”
무엇보다도 지금 활동 중인 중학생 동생들이 어리다 보니 지금 기수의 뒤를 이어 갈 친구들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바람을 전한다.
“‘이 친구들이 이런 일도 하는구나’하고 눈 여겨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쓰레기 버리지 맙시다’라는 표지판을 만들기도 하고, 텀블러 캠페인 기사가 나간 적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혜련 기자
청지봉 김유빈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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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길이 갑자기 깨끗해 졌다고 생각했는데 청지봉의 활약이 있었군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