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억명에 가까운 농민공 등의 도시거주를 합법화해, 내수 확대와 소비 진작을 꾀하기로 했다. |
내수 활성화로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려는 중국 정부가 법적 주소는 고향에 놔둔 채 도시에서 ‘불법 체류’중인 2억7,000만명의 농민공이 도시로 주소를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농민공들이 합법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소비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계산이다.
12일 중국정부망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소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산업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며 먼저 호적 제도 개혁을 통해 부동산과 가전 소비 등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 거주 중인 이른 바 ‘농민공’들이 합법적으로 도시에 거주할 수 있다고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는 2억7,000만명의 농민공이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집을 갖고 있는 이는 1%도 안 된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거주이전의 자유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이들의 법적 거주지는 여전히 고향으로 돼 있으며, 이에 따라 교육, 의료, 복지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이에 앞서 올 7월 농민공에게 새 거주증을 발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호적 개혁 조례를 통과시킨 바 있다. 새 거주증은 6개월 이상 도시에 거주한 농민공들에게 발급되며 이 경우 교육, 의료, 복지 등 기본 공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중국이 산업화하면서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농민공 등 유동인구 규모는 매년 600만~800만명씩 증가해 2020년엔 3억명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도 이런 유동인구 부모들이 둘째 자녀를 실제 거주지인 도시에 등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중국은 그 동안 유동인구 부모들이 자녀를 낳으면 원래 호적지인 고향에 가 출생신고를 해야 했다. 이는 지난달 열린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한 자녀 정책을 전면 폐지하고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이에 따라 농민공 자녀의 교육 복지 혜택 등이 크게 향상되고 이에 따라 소비 진작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리 총리는 이날 “중국의 13억명 인구 중 중산층(중등수입계층)이 3억명에 이른다”며 “중국은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소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가 회의를 연 날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이자 온라인 할인 행사일인 ‘광군제’(光棍節)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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