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은 겨울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절기, ‘동지(冬至)’다.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는 가장 긴 날이다. 전국 한파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눈 오는 동지를 맞이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동지
예로부터 동지는 양(陽)의 기운이 자라기 시작하는 날이라 해 새로운 해의 시작으로 여기는 문화가 있었다. 긴 밤을 지나 태양이 새롭게 시작한다고 해서 ‘작은 설’이라고도 했으며,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고 했다. 옛날 결혼한 여인들은 동짓날이면 길어지는 해 길이만큼 장수하라는 의미로 시댁식구들에게 버선을 지어서 선물했다고 한다. 따뜻한 버선으로 동지에 생기기 시작하는 양기(陽氣)를 잘 보전해서 건강을 지키는 지혜가 엿보인다. 지금이라고 해서 겨울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달라질 리 없다. 추위에 양기가 상하지 않게 손발을 따뜻하게 하고 찬 기운을 이기는 힘을 키워주면 겨울 감기나 배앓이 걱정도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추위를 이기는 동지 팥죽
동지에는 팥죽을 즐겨 먹는 풍습이 유명한데 이는 붉은 색의 팥이 전염병과 악귀를 쫓아낸다는 믿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팥은 이뇨작용이 뛰어나 전신이 붓는 증상, 복수가 찼을 때, 열이 많은 종기나 발진 등의 염증을 다스리는데 쓰인다. 특히 겨울에는 심장의 습기를 빼서 심장이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다. 수분이 많으면 심장 활동이 느려져 추위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기 어려워지는데 팥은 심장이 제대로 박동할 수 있도록 수분을 빼주어 추위를 쫓게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는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은 추위를 이기는 힘을 보충해주기 충분하다.
몸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겨울뜸
동의보감에서는 ‘일침이구삼약(一鍼二灸三藥)’이라 해 치료의 순서를 첫째 침, 둘째 뜸 셋째는 약으로 하라고 했다. 침이 정체된 기운을 뚫어주어 순환을 돕는 기능을 한다면, 뜸은 양기를 보강해주고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서 찬바람을 이겨낼 힘을 보강해준다. 우선 침과 뜸으로 기혈순환을 돕고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한약으로 약한 장부가 면역력을 보강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부산서면 함소아한의원 이병호 대표원장은 “이 순서상으로 보면 뜸은 침의 뚫어주는 치료와 약의 보강해주는 치료 사이에서 두 가지의 장점을 다 갖고 있는 치료법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찬바람으로 호흡기가 약해져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나 만성 비염에 시달리는 아이,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라면 호흡기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겨울뜸 치료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유용한 천연 핫팩
가정에서도 손쉽게 핫팩을 만들어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 안 쓰는 양말이나 주머니에 팥이나 쌀, 보리, 귤껍질 등을 넣어주면 천연 핫팩이 된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사용하는데, 향기도 좋고 곡물을 가열했을 때 곡물이 내보내는 원적외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폐기관지가 약한 아이들은 목 베개처럼 뒷목에 소화기관이 약한 아이들은 배꼽 주변에 올려주면 도움이 된다. 또한 자기 전에 팥 핫팩을 해주면 숙면을 취하는 효과까지 있다. 1, 2월 절정으로 치 닫을 매서운 추위를 대비해 따뜻한 음식과 버선으로 월동준비를 했던 선조의 지혜처럼, 팥죽이나 천연 핫팩을 나누며 따뜻한 ‘동짓날’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상해함소아한의원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