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의 상하이포트]
중국向 글로벌벤처 창업하기 6
중국인 직원 구인
2004년, 도망간 직원 이야기
2004년 처음 중국에 도착해서 했던 일은 중국인을 구인하는 일이었다. 중국어가 가능한 한국 직원을 통해 채용 사이트를 통해 중국인 직원을 채용했다. 포지션은 출납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할 여직원이었다. 담당 팀장의 의견대로 한 여직원을 뽑았는데, 썩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회사 세팅 단계여서 인테리어를 하는 등 회사 분위기도 좀 어수선했다. 이 직원은 근무시간 도중 갑자기 핸드폰이 꺼지고 사라지게 된다. 공금도 약간 들고 나갔는데, 본인의 월급을 스스로 챙겨나간 수준이었다. 이 회사에서 일하기 싫다는 표현을 그렇게 했기에 많이 놀랐다. 나의 중국인 구인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이후에도 중국인을 구인할 때는 주로 잘 알려진 채용 사이트에 유료 회원을 가입한 후, 그곳에서 최대한 많은 이력서를 확보해서 면접을 보았다. 당시에는 중국인 인력이 더 부족했던 시기라서, 마땅한 인력을 찾는 것이 참 어려웠다. 인력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한국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인력을 찾기가 힘들었다. 이력서에 적힌 내용이 부실하거나 사실과 다르기도 했고, 당시 중국어를 할 줄 모르는 나로서는 타인의 눈을 빌어 구인을 하는데 한계가 많았다.
2009년 新노동법이 발표되고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내내 중국인 인력들은 참 많이 들락거렸던거 같다. 한국인들에 비해 쉽게 나가고 쉽게 들어오는 경향이 많았다. 중국의 평균 재직 기간이 1.5년을 넘지 못한다는 수치가 증명하듯 춘절을 기점으로 이직이 가장 많았다.
다음차이나를 정리하고 있던 시기의 일이다. 본사에서 비즈니스 지속 여부와 예산을 확정해 주지 않아, 새해가 시작되었는데도 거의 3개월째 직원들과의 계약을 못하고 있었다. 이 때, 평소 성실하고 똑똑한 직원중의 한 명이 나에게로 뭘 들고 들어왔다. '중화인민공화국신노동법'의 일부 구절을 프린트해서 가져왔다. 요지는 계약 기간 종료 후 새로운 계약을 미루면 1개월에 위로금 1개월치씩을 노동자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규정이었다. 그렇게 3개월치 위로금을 요구했고, 나는 직원에게 크게 실망하여 마음을 다친 경험이 있다. 주위 시니어 중국인들로부터 그러한 요구는 정당해 보인다는 조언을 듣고, 이러한 것이 문화적 차이라는 걸 알게 된다. 즉, 한국인들은 의리, 사람간의 관계 지향적인 속성인데, 중국인들은 개인의 이해관계가 우선시되며, 개인간의 관계는 회사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라는 거다.
2015년 이직하지 않는 중국 직원들
2010년 네오위즈차이나로 오면서, 이젠 중국을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해 보겠노라 다짐했었고, 이러한 마음이 직원들에게도 전달이 되었을까 내가 뽑은 직원들은 거의 이직을 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끔 회사 사정으로 다운사이징을 한다든지 이유로 직원을 떠나 보내긴 했으나, 그들조차 잘 풀렸고, 나중에는 편하게 회사를 놀러오기도 했다.
나의 전반기 5년반(2004년부터 2009년)과 후반기 5년반 (2010년부터 현재)은 이렇게 많이 달랐다. 그 사이 중국인 직원들의 의식이나 경제 수준이 많이 달라져서일까? 아니다. 직원들은 그대로였다. 다만 내가 바뀌었다. 현지화 되어있지 못하고 직원들을 위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지사장에서 직원들 개개인을 진심으로 위하고 챙길 줄 하는 리더로 말이다. 이렇듯 똑같은 리소스를 가지고, 심지어 동일한 인물의 리더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중국인 직원들의 호응이 다르다. 대부분의 조직적 문제는 '내 탓'에 많이 있다. 그런데 많은 한국 기업들의 수장들은 그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추천을 통한 검증이냐 채용 사이트를 통하느냐
가장 이상적인 채용 방법은 추천이다. 지인을 통해서 추천을 받는 게 큰 리스크를 줄여주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검증이 가능하다. 채용 사이트를 통할 경우는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을 투여해야 한다. 지원자가 많은 반면 내실 있는 후보는 적기 때문에 지원서를 읽고 걸러내는 판단을 잘 해야하며, 이를 못하고 막무가내로 다 면접을 볼 경우 엄청난 시간, 정력의 손실이 따른다. 면접은 최소한 한 사람당 1시간 정도는 이야기를 해야 그 사람의 인성과 실력을 알 수가 있다. 면접시에는 한국 문화처럼 너무 사적인 질문을 해서는 안된다. 결혼은 언제하냐 남자친구, 여자친구는 있느냐 등이 금기시되는 질문이다.
추천도 이제는 인재풀이 적어져서 점점 어려워지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채용 사이트를 기본 pool로 활용하되, 후보자의 소셜네트워크(웨이신, 웨이보 등)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과 정보력을 검증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좋은 인재는 누구나 탐내하고 모두가 찾아다니는 원석이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원석도 리더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석이 될 수도 있고, 돌멩이처럼 튕겨져 나갈 수도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되는' 원리다.
나에게도 시행착오가 있었고, 어떤 방식이 중국인 인재들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지 실험했었다. 제일 좋은 결과는, 회사의 비전 공유보다 더 중요한 게, 개인의 인생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었다. 내가 직원들에게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나는 당연히 우리 회사가 잘 되면 좋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너의 인생이고 포지셔닝이다. 너가 이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 담당자들보다 못하다면 우리 회사는 미래가 없다. 너가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회사를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너 자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어라. 그러면 너는 이 시장에서 제대로 포지셔닝할 수 있고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너를 많이 찾을 거다. 너가 잘 되어 더 큰 곳으로 간다면 잡지 않을 거다."
직원들에게, 과거 내가 직원으로 일하는 동안 싫었던 것들을 강요하지 않고 회사를 최대한 편한 장소로 해 주었을 때, 직원들은 비로소 일을 즐길 수 있었고, 한국 직원 이상으로 일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직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회사 문화는 그렇게 완성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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